테마로 장을 나눈 책의 구성이 마음에 든다. 첫 부분은 비우기를 테마로 자연을 가까이서 접하며 산길을 걷거나 절 수행을 통해 마음을 비우기 좋은 곳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특히나 여행이라는 테마에 템플스테이가 소개되니 색다르게 느껴지면서 마음을 비우고 오기 좋은 여행이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면서 절 수행이라고 생각되던 템플스테이에도 휴식을 위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좋은 정보를 얻기도 했다. 처음에 비우기로 시작했으니 다음으로 넘어가는 두 번째 장은 채우기를 테마로 음악이나 와인, 문학관 등 체험을 위주로 한 여행지가 소개된다. 여행을 떠나 새로움을 맛보는 즐거움을 상기시키는 곳들이 모두 새로운 정보를 주고 색다른 경험을 얻어 갈 수 있는 곳들이다. 세 번째 장의 테마인 머물기는 쉼, 휴식을 위주로 편안한 휴식 공간이 소개되었는데 그동안 잘 알지 못 했던 리조트나 선 센터가 또 다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기회가 되어주었다. 네 번째 장에선 떠나기를 테마로 골목과 언덕까지 소개되며 무엇보다 평소 정원을 보고 걷길 좋아하는데 춘천의 제이드가든은 주변에 강촌레일파크와 자라 섬까지 함께 위치해 있어 축제가 열리는 시기에 가보면 좋을 것 같다.

걷기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저곳 숨겨져 있던 국내 여행지를 새롭게 알 수 있어 좋다. 여행하기에 앞서 일정을 정하고 가는 길을 찾는데 만도 시간을 투자해 꼼꼼히 알아봐야 하는데 어떤 한 여행지를 소개함에 있어 주위에 있는 숙박과 유명 음식을 함께 소개하고 그 밖에도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다른 여행지도 추천해주어 어떤 곳을 갈지 선택권을 주는 여지를 주어 좋았고, 외에도 소개된 여행지의 숙박장소나 음식점을 꼭 찾아가지 않아도 되지만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어떤 음식이 유명한지를 알 수 있는 여러 키워드를 얻을 수 있어 그것만으로도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서도 한결 수월해지는 이점이 있다. 다른 국내 여행지와는 다르게 제주만 따로 묶어 편집한 부분도 앞의 구조와 비슷하게 힐링 포인트를 잡고 먹거리와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어 꼼꼼히 읽어보니 그동안 지나쳤던 제주의 매력을 색다르게 바라볼 수 있었다.

아직은 어떤 계획 없이 그저 책을 보며 마음에 점찍어두는 식으로 봤지만, 몇몇 곳을 살펴보니 비슷한 지리적 요건과 시기를 잘 골라 마음 맞는 사람과 가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두 저자가 생각하고 느낀 부분들이 여행지를 고르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며 여행지보다는 여행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는 말처럼 그의 방식과 장소를 선택한 시각이 여행지를 간접적으로 느껴보는 데에도 도움을 주지만 에세이 형식처럼 자신의 감상이 들어간 부분은 두 명의 저자에게서 느껴지는 약간의 차이가 있어 집중에 방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덧붙여 한가지 아쉬운 건 여행을 다루는 책이니 만큼 사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생각보다 그곳의 풍경이나 모습을 제대로 전달해주지 못하는 부분이 눈에 띈다. 여행을 떠났을 당시의 날씨 탓도 있겠지만 어떤 사진은 인쇄가 너무 어두워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만큼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