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제목이 매력적으로 느껴진 것도 있지만 저자의 이력을 보다 어느 순간 책을 손에서 놓았다가 사회생활이 시작될 즈음에 다시 시작된 독서로 읽은 책의 리뷰를 작성해가며 생각을 정리해가다 책의 매력에 푹 빠진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다른 책들 보다 편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저자는 네이버 책 분야 파워블로거인 만큼 다양하고 많은 책을 읽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이 읽은 대로, 느낀 대로 써내려간 글을 읽어나가는데 막힘없이 술술 넘어가고 무엇보다 저자의 얘기를 듣다 보면 이 책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줄거리를 재미있게 소개하며 다음 부분이 궁금한 지점에서 적정선을 지키고 작품을 대하며 저자가 느낀 문제점의 인식이나 얻은 것들을 적어 내려가 여러모로 앞으로 읽게 될 책의 리스트를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우선 소개된 책들 가운데는 소설 분야가 많다. 나의 경우엔 다시 책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분야가 자기계발로 시작되어 에세이로 넘어가고 지금은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을 읽어가기 시작하며 소설의 힘이나 메시지를 읽는 재미를 알게 되어 여러모로 읽었던 책들과 겹치는 작품이 별로 없어 흥미를 일으키고 저자의 눈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 듯한 기분으로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세상에 가지는 가치관이나 신념에 빗대어 책의 줄거리를 바라보며 얻어 갔던 부분들은 나에게도 많은 공감이 되어 저자의 시각에 나 또한 살짝 발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아 하나하나 찾아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많아진 이유가 되기도 했다.

글쓰기에는 기술은 있을지언정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읽은 그 느낌 그대로가 책이 당신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고, 그것을 그대로 솔직하게 써내려간 그 글이 당신이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p.8)

책을 읽다 보면 느끼는 것들은 모두에게 똑같은 것 같다. 이번 책의 들어가는 말에서부터 책을 읽어가는 햇수가 늘어날수록 내가 느꼈던 부분들을 고스란히 저자의 입으로 들을 수 있어 시작부터 마음에 차오르는 말이 많았다. 한창 무언가로 힘들어할 때 읽었던 책에서 그 당시 나에게 필요했던 말을 얻고 신기한 경험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후 비슷한 경험을 여러 번 거치고 같은 책에서도 언제 시기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으며 느끼게 된 것은 어떤 책이든 간에 나한테 필요한 말들을 내 눈과 마음이 찾아낸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책을 놓지 않고 밥 먹듯이 습관처럼 읽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어디에서 내게 필요한 말을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르는 거니까. 그런 다음엔 리뷰를 쓰면서부터 최대한 내 생각을 느낀 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먼저 글을 쓰기 전에 다른 사람의 리뷰를 읽어보지 않는다. 내가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무의식중에 기억에 각인된 글귀가 자칫 내 것 인양 쓰이게 될까 봐 그렇다.

세상엔 무수히 많은 책이 있다. 장르도 스타일도 다르다. 같은 사건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인간만큼이나 다양한 얘기들이다. 그래서 정답도 없고 절대적인 의견도 없다. 누군가에게 명작일 수도 있는 것이 누구에겐 졸작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이야기의 힘은 여전히 세다. 3000천 년 전 사람들이 했던 고민과 지금 우리가 하는 고민들이 크게 다르지 않으며 그런 사실을 통해 이것이 다만 나의 문제만이 아닌 인간이 가지는 공통적인 고민이라는 점을 알 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지 못하는 다양한 상황들을 적절한 얘기 안에서 감정 이입해 겪어볼 수 있는 간접적인 인생 공부가 되어주는 것이 고전의 힘이다. 인간의 사소한 감정과 미묘한 느낌까지 내가 느꼈던 감정을 말로서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중요한 건 어떤 하나의 시각이나 편견을 깨트려 다양한 시각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을수록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커지는 순간이 온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성장하는 자신을 느끼게 되는 순간 책 읽기는 더 이상 지식이나 교양이 아닌 일상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책이 일상이 되어버린 사람에겐 좋은 친구 같은 책이 될 것이고, 책과 친해지고 싶은 이들에겐 하나의 분명한 취향이 전해주는 책 읽기의 기쁨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 볼 수 있는 친구 같은 조언자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