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에버렌드의 기획공연 파트를 맡았을 당시 에버렌드의 공연은 4명의 인형탈 쓰는 아르바이트생들밖에 없었다. 공연이 활성화되는 여건과 시기가 있는 것 같다. 나만해도 어릴때조차 놀이공원에 가서 공연을 보기 보다는 재밌는 놀이기구를 타기 바빴는데 요즘은 공연에 관심이 간다. 우리 나라 연극과 뮤지컬들이 요즘에 와서 인정받는 것도 지금 이런걸 보고 즐길만한 시민들의 문화가 형성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그러한 시대와 문화의 요구에 따라 공연이 기획되고 펼쳐질 수는 없을 것이다. 에버랜드의 공연도 서서히 시행착오를 거친 역사가 있어왔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 주말에 에버랜드 썸머스플래쉬 행사를 보고 왔다. 보는것에 더해서 참여하는 이벤트는 처음이었는데 처음엔 멀리서 보려다가 결국 우비까지 입고서 물을 맞으며 뛰어다녔다. 날씨가 더운만큼 빛을 발하는 물장난, 에버랜드 곳곳에 설치된 물안개가 나오는 시설물들도 전체적인 에버랜드 썸머스플래쉬 축제 분위기에 한몫 한 것 같다. 재미있었지만 어른들보다는 아이들을 위한 공연이라 공연 내용은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정도로밖에 느끼지 못했지만 물대포는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식혀주기에 충분했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후엔 책을 보았기 때문에 평소에는 보지 않았던 행사들도 열심히 두리번 거려 보았다. 실내에서 하는 엘리시온 공연도 잠깐 보았는데 서커스와 화려한 의상을 갖춘 춤을 번갈아 보여주는 단막극 같은 공연이었다.

에버랜드는 다른 어느 놀이공원보다 즐길 거리가 많다. 동물원도 함께 있는데다 각종 페스티벌까지 실내 실외로 연계되어 하루종일 공연만 즐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신기한 나라에 온듯한 기분이긴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 이제 우리 나라도 해외여행이 대중화되고 외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보니 식상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 계속 발전해왔지만 회사에서도 테마 파크 공연의 필요성과 노하우를 살리는법을 이제는 잘 알고 있는것 같으니 앞으로의 변화가 더욱 기대된다. 작가의 멘토인 가노겐지는  '우리가 하는 공연은 손님들의 반 보 앞에 있어야 한다' 고 했다고 한다.  이 말을 작가는 관객이 손에 잡을듯이 느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했지만 나는 다르게 해석하고 싶다. 관객이 생각지 못한 것을 반보 앞서간다면 사람들은 예상했던 것에서 예상하지 못한 신기함을 느끼고 즐거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태양의 서커스 같은 탄탄한 구성력을 기대하며 작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