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의 첫번째 잠언집이 깊은 감명을 주었기에 두번째 이야기가 나온걸 알았을때 무척 반가웠다. 처음책은 추기경님을 떠나보낸 마음으로 그분을 기리며 읽었다면 이번 두번째책은 황망했던 마음을 접고 평온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어 더 말씀이 와닿는 느낌이었다. 첫권과 일관된 소중한 가르침들은 쉽게 읽히지만 쉽게 넘겨버릴 수 없는 화두를 던져주고 오랫만에 명상의 시간을 갖게 해 주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사는지, 참된 행복이란 무엇일지, 가난한 자가 더 자유로운 이유는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다시한번 주위를 되돌아본다. 자본주의 세계에 살면서 극도로 만연되어있는 물질 만능 주의에 물들어있는 마음을 맑게 하는 시간이었다. 짧은 글들이지만 신념을 가지고 주위 사람들을 돕는 마음, 마더 테레사의 아름다운 희생 등 우리가 나아가야할 당연한 가치관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하다. 

 

나이가 내가 돈을 벌어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돈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점점 더 물질적 행복이 우선시되고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쳐왔다. 현 사회 풍토와 매스컴, 정치 또한 그런 여론을 부추기고 있고 가진자들에 대한 선망 만큼 나도 모르게 나자신을 포함해 가지지 못한 자들에 대한 경멸을 느껴왔던 것 같다. 이제는 잊어버린 우리가 어릴때 배웠던 도덕적인 교훈들을 알려주고 우리가 이러한 가치를 커서도 추구해야 하는 이유들을 설명해준다. 당연하지만 살면서 지키기 힘든 신념들과 의로움, 가치관 등을 말이다. 항상 잊지말고 소중히 마음에 담아야 할 잠언집이다.

 

인간의 눈으로 볼 때, 건강하고 돈 많고 지위 높고 잘 먹고 잘 살면 그것이 제일 가는 행복입니다. 불과 소수 사람만이 그런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뿐더러 그런 행복은 오래 가지 않습니다. 인간을 교만하게 만들고 타락시키기도 쉽습니다. 그리고 끝내는 허무만 남습니다. 아무리 호의호식하며 잘 살아도 끝내는 늙고 병들고 죽고 맙니다.(p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