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6일 읽은 책입니다

 

이 책은 우연한 기회에 작은 아들이 가지고 있던 책이라서 읽게 되었다. 저자의 약력을 보니 1998년에 노벨문학상도 수상하였는데, "눈먼자들의 도시"라는 이 책 이전의 책은 어렴풋이 제목만은 기억이 나는 듯도 하다. 어떻든 읽는 순서야 문제가 되겠는가마는 전개되는 내용에 있어서는 "눈먼자들의 도시"와 이 책은 관련성을 가지고 동일 내용을 전제로 하고 있어 어차피 두 권의 책을 읽을 계획이라면 "눈먼자들의 도시"를 먼저 읽은 후 "눈뜬자들의 도시"를 읽기를 추천한다.

 

이 책은 "눈먼자들의 도시"에서의 사건과 직접 연결되는 구조를 갖는다. 도입은 선거에서의 백지투표와 관련된 사건으로부터 출발한다. 70%가 넘는 백지투표로 인한 정국의 혼란.. 정부의 당황함이 냉소적으로 묘사된다. 다소 과장된 설정으로 정부 책임자들의 주장과 의사결정 과정, 행동들을 비판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전개 자체가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최근의 상황과 맞물린 상황전개 탓이리라 생각이든다.

 

정부가 의심하는 대상을 확실하기 위해 세 명의 특별경찰을 계엄지구에 파견하고,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는 사람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눈먼자들이 도시"에서의 사건들이 오버랩된다(이 역시 자세하게 소개를 하고 있어서 전작을 미리 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해하는데 큰 지장은 없다).

 

지금이야 황당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전개라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어찌보면 과거 민주적이지 못한 정권에서의 기억들을 돌이켜보면, 그 때의 불합리와 모순, 어색함이 순간 순간 오버랩된다. 굳이 독재라고 규정지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국민들에게 정보를 차단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은폐와 과시들이 전개되는 과정들은 매우 적나라하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음모를 거부해 나가는 수사책임자인 경정의 심리 역시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경정의 심리를 통해 작가의 심정을 국민 다중의 저항의식에 연결시킨듯 하다.

 

가볍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기회 있는대로 전작인 "눈먼자들의 도시"도 빨리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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