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결과에는 원인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게 우연이든 필연이든 말이다. 하지만 화폐전쟁에는 우연이 없다. 필연만 존재한다. 그 뒤에는 항상 금융재벌세력들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빌게이츠보다 워렌버핏보다 재산이 많은 가문을 소개한다. 그 이름하여 로스차일드 가이다. 독일 프랑크프루트의 유대인 지역에서 태어난 로스차일드 가문은 최초의 국제은행을 설립한다. 이들 형제는 유럽의 각 국가에 은행을 하나씩 세운다. 비상한 머리와 뛰어난 사교성으로 왕실계의 인물들을 하나하나 사귀며 각 국가의 금융권의 배후세력에 위치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놀라웠던 것은 화폐발행권이 민영으로 운영되는 국가가 많다는 것이다. 나는 이제까지 화폐발행권은 국가가 중앙은행을 통해 관리되는 줄 알고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의 화폐발행권은 국가가 운영하고 있다. 중앙은행을 통해서 관리가 되고 있긴 하지만 중앙은행이 민영의 손에 넘어간 나라도 적지 않다. 설사 넘어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거대한 금융세력들이 중앙은행의 뒤에서 인형을 가지고 놀듯이 장난치고 있었다. 

  화폐발행권이 민영으로 넘어갔다는 것은 곧 경제나 금융권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나라의 경제가 마음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며, 이를 잘 눈치채지 못한 국민들은 이 장난에 놀아난다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금모으기 운동으로 IMF를 극복할 수 있었다. 우리가 여기에서 이러한 정신을 발휘하지 못했다면 아마 우리나라의 화폐발행권도 그들의 손이나 민영으로 넘어갔을 것이다. 나는 새삼 여기서 다시 안심을 한다.

  이 뒤에는 로스차일드 가문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비밀조직을 결성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엘리트들을 모으거나 키워낸다. 한 국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작가가 이렇게 많은 비밀들을 폭로하는 것도 놀라웠는 데, 흡사 우리나라의 김진명씨가 역사나 정치적 사실을 소설로 풀어내고 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이건 소설책이 아니다. 이 책의 감수자는 진실공방을 벌이기 보다 하나의 팩션(faction)으로 받아들이라고 한다. )
비상한 머리를 가진 이들은, 그 머리로 다수의 희생을 요구하며 그 다수의 희생으로 자신들은 그 희생의 댓가로 거대한 이익을 챙긴다. 전쟁이 이념의 대립으로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 뒤에는 항상 경제적 이유와 정치적 이유가 덧붙여져 있다. 

  두꺼운 책이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어렵지 않았다. 기본적인 경제적 지식이 뒷받침된다면 이 책을 100% 다 이해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 또한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분명하게 느낄수 있었던 것은 세계금융위기가 단순히 경제적인 배경만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며, 이는 다 그들에 의해 계획된 것이 사실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팩션이 아니라 나는 모든 것이 팩트로 받아들인다. 

  아직도 달러가 세계기축통화로 군림하고 있지만, 들여다 보면 영수증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품이 가득한 경제는 언젠가 꺼지기 마련이다. 작가가 마지막엔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근거도 제시하고 있다. 

  도덕관도 윤리관도 없는 그들에겐 오로지 자신들의 목적과 수단만이 있을 뿐이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는 이들은 지금도 또 한번 세계경제와 금융권을 뒤흔들 만한 음모를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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