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베르나르의 일관된 상대적 관점의 필요성을 약간은 두서없이 서술한 책이다.

개미와 인간, 삶과 죽음, 천사와 인간, 신과 인간, 자연과 인간, 세계와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왜곡된 관점이 얼마나 많은 폭력을 유발하고, 서로의 발전을 저해하는지에

대한 백과사전식 나열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중간중간 요리나 게임 등으로 이야기의 본질을 희석시키는 듯도 하지만 

작가의 친절한(?) 당부대로 아무 방향에서나 마음 내키는 대로 읽어도 좋을 듯하다. 

작가의 처녀작 ’개미’가 대충 탄생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또 다시 들게 된다.

14살 어린 나이에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게 되는 개미라는 대상에 대한 치밀한 관찰과

연구에 대해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어찌 보면 과학과 문학이란 어울릴 수 없는 영역으로 보인다. 하지만 작가 베르나르는

상상력으로 맺어질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과학이 추구하는 것이 절대적 지식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결과 역시 상대적 

이해의 가능성을 벗어날 수 없다고 본다. 여기에서 과학과 문학의 이질적인 파동의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나는 여러 작품에서 보여준 베르나르의 관점을   ’상대성, 상상력, 불가지론’으로 본다. 

이 글에서도 ’상대성과 상상력’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단지, ’불가지론’의

입장 표명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