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에 등장하는 그림이자 제목인 '해변의 카프카'는  이 소설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선, '변신'이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프란츠 카프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왠지 모를 음울한 느낌은 이 소설에서도 이어진다. 

"부조리의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을 방황하고 있는 외톨이인 영혼."

특히, 주인공 다무라 카프카는 15세에 불과한 소년으로 설정되어 있다. 

작가는 부조리에 내몰린 순수한 인간을 보여줌으로써 극적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세계의 부조리에 상처받고 내몰린 주인공은 가출이라는 터프한 결정을 하게 됨으로써

세계에 대한 재인식과 성장을 하게 된다. 

재인식과 성장의 시기란 구지 주인공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바다와 육지, 현실과 비현실, 희망과 절망, 성장과 퇴행 사이의 경계가 우리들 

삶의 공간이 아닐런지... 다무라 카프카처럼 아픔을 내면화하고., 터프하게 삶을 

지속하는 성장형 인간도 있고, 아픔에 절망하고 회피하는 도피형 인간형도 있다.

작가가 이전에 보여줬던 허무주의적 경향(도피)에서 긍정적 인식(성장)으로 전환되는 

모습이 이채롭다. 

이 소설을 다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시이다. 주제의식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작가의 이전 경향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글쎄,~~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어느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