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100분 토론에서 자주 출연해 명쾌하고 일관된 논리로 촌철살인의 입담을 보여준

작가 진중권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 더불어 그의 프로필에 나와 있는 미학이란

무엇일까? 궁금했다. 

이 책은 정말 멋진 말로 시작한다. " 태초에 아름다움이 있었다." 

미학(에스테티카)는 다소 생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인류가 생겨나고

오랜 시간 동안 인류와 함께 살았고, 살아가고, 살 수밖에 없는 영원한 동반자와 

같다. 

제 1권은 미학의 큰 줄거리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원시에서 고대와 중세 그리고 근대의 예술과 미학을 나름 쉽게 명료하게 드러낸다.

또한 네덜란드 판화가 에셔의 특징을 작품을 예로 들면서 밝힌다. 

원시 시대에 인류는 왜 예술이란 걸 하게 되었을까? 

유희 기원설과 노동 기원설도 있을 수 있지만 아마 그런 주술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때는 예술이 주술이고, 주술이 예술이었다. 

고대 시대 즉 그리스인들에게는 예술은 테크네 곧 합리적 규칙에 따른 활동이었다.

이 시기에 중요한 인물이 아리스토텔레스이다. 그는 시학에서 '시의 본질은 모방이다'

라는 말을 한다. 모방의 과정에서 아름다움이 생기므로 플롯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중세 시대에는 감각 세계의 가상을 포기하고 그 너머의 초월적 세계를 드러낸다. 

이 시대에 예술은 더이상 모방이 아니었다. 예술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초월적 존재의

신성함을 알레고리를 통해 드러내는 것이었다. 

근대 시대에는 가상의 부활과 함께 시작된다. 여기서 중요한 인물은 바움가르텐과 

칸트이다. 바움카르텐은 '미학'이란 말을 만든 사람으로 인간의 감성을 학문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데 큰 업적이 있다. 

에셔의 작품 세계에 대해 그가 주로 다루는 주제들을 정리해 보면

1. 여러 세계를 넘나듦
2. 평면의 균등분할
3. 거울에 비춘 상
4. 변형
5. 칼레이도치클루스와 나선형
6. 3차원 환영의 파괴
7. 불가능한 형태
8. 무한성에의 접근
9. 이율배반
10. 이상한 고리(뫼비우스의 띠)


이 책은 생소함과 학문적 복합성 때문에 정말 어렵다. 

하지만 꼭 다시 읽고 싶어지는 좋은 책이다. 

다음 도전은 이번보다 지적 전리품이 많아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