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의 왕국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 그림 / 이지원옮김

창비

 

 

이책은 초경을 겪는 아이들의 불안감이나 아픔, 또 그런 경험을 토대로 여성으로써 성숙해가고 익숙해져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묘사해 놓은 그림책이네요.

저도 어릴적 비슷한 경험이 있기에 많은 공감대를 느끼며 읽게 되더라구요.

저는 또래 친구들보다 학교에 먼저 들어간데다가 생일도 늦어서 초경을 늦게 한 편이어서

사실 기다리기까지 했었더랬죠.

친구들이 저를 빼고 비밀스럽게 얘기하기도 하고 저를 애 취급하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직접 초경을 경험했을때의 느낌은 참 미묘했어요.

성교육시간에 다 배운 내용이고 늘 생리대를 준비하고 다녔지만 

난생처음 겪는 일에 대한 불안감과 감정의 기복, 가끔씩 찾아오는 복통,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느낌..

이 모든 것에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었던 경험이 있네요.

요즘엔 초경이 오면 축하파티도 하고 선물도 받는등

쉬쉬 숨기던 예전과는 반응이 사뭇 다르네요.

그런데..문제는 아이들의 성숙이 너무 빨리 찾아오고..

그것을 받아들일만한 준비도 없이 초경을 맞는다는것에 있지요.

울 딸아이도 또래 친구들에 비해 키도 크고,,모든면에서 조숙함을 느껴져

엄마생각에 초경을 일찍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초경에 대한 느낌과 성장을 섬세하게 표현해 낸 책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초등 저학년 아이들은  월경에 대해 막연하게 알고 있는 상태인데

이 책을 통해 어떤 느낌인지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잘 알수가 있지요.

작가는 월경을 여러공주들의 이야기로 표현하고 있어요.

그날이 오면 완두콩 한알도 느껴질 만큼 예민해지고, 독사과를 먹은 것처럼 배가 아프기도 하고,

잠자는 마법에 걸린것처럼 졸립기도 하고, 유리산 곡대기에 갇힌 공주처럼 외롭기도 하지만.

소녀는 여인이 되고 점차 자신의 왕국을 다스리는 법을 알게 되지요.

독특하면서도 새로운시각과 해석이 참 돋보이는 그림책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여성성의 소중함을 전해주고 소녀들의 감성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동화지요..

벽지나 레이스같은 배경이나 새,꽃, 나비등 생명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더해주는 그림이 참 인상적이에요.

이책을 읽으며 초경을 접하지 못한 초등 저학년의 친구들에게 선물해주면 참 좋겠단 생각을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