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학 선생님 네 분-바로 이 책의 공동저자-이 독일에 직접 가서 박물관과 유명한 도시를 탐방하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들려 주는 책. 중1인 아이가 책표지를 보더니 학교 도서실에 <과학 선생님, 프랑스 가다>, <과학 선생님, 영국 가다>도 있다고 알려주었다. (<살아 있는 과학 교과서>의 저자 중 한 사람(홍샘~)도 참여한 책이라고 아는 척 하기도~)  이 도서는 독일의 명소들을 여행하며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과학과 과학자와 관련된 곳 위주로 선별하여 소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

 등장인물 소개 글도 재미있고, <정훈이의 뒹굴뒹굴 안방극장>를 본 적이 있어서인지 아이가 익살스러스러운 컷으로 웃음을 주는 이 책의 삽화가 낯익다고 반가워했다. 본문은 총 12마당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마당의 도입표지에는 중,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관련 단원이 표기 되어 있다. 독일에 간 네 명의 선생님이 국립 독일 박물관(교통 박물관), 구텐베르크 박물관, 수학 박물관, 카를보슈 박물관, 독일 기술 박물관 등의 여러 박물관에서 과학 원리를 체험한 느낌과 관람하면서 느낀 생각을 들려준다. 끝자락에 박물관 정보(홈페이지, 주소, 교통편, 개관시간, 휴무일, 입장료 등)도 기재해 놓았다.  그 외에  뮌헨,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울룸, 베를린, 프라이부르크 등의 도시도 방문하여 아인슈타인의 발자취도 따라가 보고, 맥주에 숨겨진 과학적 비밀도 알아본다.

  이 책은 독일의 유명한 과학자들의 삶과 업적도 짚어주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더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본문 중간 중간에 글상자 형태로 삽입된 글들. '백장미단 사건, 하노이 탑의 전설, 술을 마시면 용감해진다고?, 세계의 환경 도시' 등 본문에 언급된 부분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 과학 원리나 지식 등을 알려준다. 각 마당 사이에 있는 [이건 또 뭔 얘기?]라는 코너에서도 독일 날씨의 비밀, 베를린 필하모니에 숨은 과학적 원리를 알아보고, 막스 플랑크 연구소, 빵 문화 박물관, 자동차 전시장, 프랑크푸르트 동물원 등 함께 둘러보면 좋은 장소들도 소개해 놓았다. (와우, 알프스의 최고봉인 추크슈피체를 걸어서 등반하지 않고도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본문 서술 형태가 지식 전수를 위한 설명형의 딱딱한 문체가 아닌, 방문한 곳의 정보와 그 곳에서 움직인 동선, 자신이 체험해 본 것에 대한 느낌과 생각 등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어 함께 여행하며 현장에 있는 느낌이 든다. 본문에 실린 다양한 사진들이 내용의 이해를 돕고 있으며 눈을 즐겁게 하고 흥미를 돋우고 있다. 여러 방문지를 통해 현대 과학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도 일깨워 주고, 과학자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까지, 과학이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내가 언제 독일에 직접 가서 이 책에 나온 곳들을 둘러 볼 수 있을까 싶고, 책을 읽는 것으로 간접 경험을 하는 것이라 여기며 짬짬이 읽었다. 아이는 독일에 가 볼 기회가 올지도 모르니 사전 지식 삼아 읽어두면 좋겠다 싶어서 권했는데,  책을 읽은 아이에게 물어 보니 수학이 좋다는 아이답게 가장 기억에 남고 가고 싶은 곳으로 "06 수학아, 놀자! 기센 수학 박물관"을 꼽았다. 이 책을 통해 과학뿐만 아니라 독일 문화와 관련된 술(맥주), 영화산업, 환경 운동 등의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책을 읽고 있노라니 여러 박물관들이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해 놓거나 다양한 실험물을 통해 과학 원리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게 해 놓은 점이 부럽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