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역사 속 실화는 아니고 작가가 진시황의 무덤 속에서 그의 곁을 지키는 진흙 군대에서 소재를 따온 창작한 동화이다. 60여쪽이 안되는, 저학년 이하 아이들도 금방 읽을만한 분량이다. 배경은 중국이지만 작가는 중국 사람이 아닌데, 작품을 쓰기 위해 나름 조사를 했는지 궁궐이나 장터의 모습, 점을 보거나, 연회를 열던 풍습 등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썼다고 한다.  

 주인공 리푸는 황제의 곁에서 심부름을 하는 일을 하는 아이로 아침마다 황제 앞에서 수금을 연주한다. 자고로 상전이 후덕해야 모시는 아랫사람도 편한 법인데, 온 천하의 제왕임을 자부하는 황제는 '코에 가시 박힌 황소' 같은 마음씨를 지녔으니 모시는 일이 쉽지는 않다. 더구나 황제는 점에 미쳐 있는데 물론 백성들에게는 비밀이라 거북 등딱지를 사러 가서도 사는 이유를 곧이곧대로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점을 보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점을 보면서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확신과 안도감을 얻으려는 것이다. 황제도 인간인데 그런 불안한 마음이 없겠는가.

 리푸에게는 군인이 된 형 초우가 있는데 그는 황제의 시중을 드는 리푸를 비웃는다. 반면 엄마는 리푸가 활 솜씨가 좋아 최고의 궁수가 될 것이라 말해준다. 리푸는 황제의 명령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진흙 군대의 군사가 되기를 꿈꾼다. 붉은 진흙으로 사람 크기만 하게 만들어진 황제의 저승 군대는 손에 진짜 무기를 들었으며 얼굴이 모두 다르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리푸는 영원토록 황제를 섬기기 위해 궁수로 자신의 얼굴이 들어가길 기원하는 것이다.
-  병마용을 포함한 진시황릉이 건설되기까지 백성에게 많은 고통이 따랐다고 하는데 이 동화는 리푸의 꿈에 초점을 두어서인지 그런 부분을 드러내지 않은 점이 아쉽게 여겨진다. 

 어느 날 황제는 불길한 꿈을 꾸었다며 점술인을 불러 점을 보게 한다. 리푸는 나중에 점술인으로부터 거북 등딱지 점에서 무시무시한 점괘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리푸가 황제를 암살하려는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지혜와 용기를 발휘할 줄 아는 사람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재는 아니지만 세계 8대 기적에 속하는 진시황릉은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될 만큼 그 가치가 높은 문화재이다. 이 동화책이 아이들에게 진시황릉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는 계기가 되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