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 책을 어떻게 사게 되었고 어떻게 읽었는지 모를정도로 가슴 한구석이 먹먹하다.

번듯한 집안에서 부와 명예를 가지고 많은 부인들과 다복한 자녀들까지 두고 있지만
집안의 하녀였던 여자의 임신... 출산 그리고 그의 자식까지 포옹하기엔 그릇이 작았던
주인공 마리암의 아버지.
그 아버지 덕분에 마리암은 아버지가 사는 멋있고 큰 도회지에서 한참 떨어진 언덕 위 허물어져 가는 집이라고 볼수도 없는곳에서 아버지를 만나고 아버지와의 추억을 쌓아간다.
엄마 와 아버지 사이에서 갈등하고 성장하는 소녀는 어느날 충동적으로 아버지를 찾아가지만
아버지는 끝끝내 집안에 있으면서 딸을 만나주지 않는다.
그렇게 딸은 집밖에서 하룻저녁을 꼬박 새운 후 비관적이고 비판적이라 믿었던 엄마의 말이
현실이란걸 깨닫고 엄마의 품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버드나무에 목을메어 자살을 한다.
그 후 마리암은 아버지의 집에 들어가 여러명의 새어머니들과 그의 자식들과 힘없는 아버지의 등살에 못이겨 15살이란 나이에 본인보다 나이도 많은 남자에게 시집을 간다.
딸은 결혼 후 남편집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닫는다.

또 한명의 주인공인 라일라
내전의 아프가니스탄 한가운데서 학생들을 가르키는 선생님이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박학다식하고 비교적 자유분방한 성격을 소유하고 있고 새로운것에 호기심도 많은
맑고 순수한 아가씨에게 어느날 시련이 닥친다.
폭탄이 집안에서 터지는 바람에 소녀는 눈앞에서 부모님의 죽음을 봐야했고
본인도 생사를 다투다 겨우 생의 끈을 잡는다.

이 가엽은 라일라를 무너진 집 한가운데서 데려오고 정성스럽게 치료하고 약을 사준 사람이
다름아닌 마리암의 남편 라시드
부인인 마리암은 자녀가 없었기에 라시드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그저 그러려니 하고 참고 인내하고 살았던 이 순진한 마리암은 남편 라시드가 
가엽은 옆집 딸아이를 보필하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남편은 예쁜 외모의 라일라를 결국
둘째부인으로 삼는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 라일라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타리크(확실하진 않다)
와의 한번의 관계로 임신을 한 라일라로선 라시드의 두번째 부인 자리를 거절하기 어려웠다
아프간에서 여자 혼자 외출도 힘든현실이니 라일라는 숙명이라 생각하고 참고 건강한
딸아이를 출산한다.

불과물의 관계처럼 삐걱대던 마리암과 라일라의 관계도 큰딸이 태어나면서 미묘한 변화가
찾아들기 시작하고 결정적으로 이들을 모녀 이상의 연대감을 만드는 끈이 된다.
로켓포에 흙을 담아 꽃을 심어 로켓꽃을 만들고 눈앞에서 친구가 폭탄에 맞아
죽는걸 봐야하는 현실 안에서도 사랑이 존재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전쟁의 가장큰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여자와 아이의 입장에서 쓴 천개의 찬란한 태양
처음엔 무거워서 들고 볼 수 조차 없었던 이 책이 나중엔 페이지가 줄어 들수록 아쉬웠던....
가슴에 무거운 돌을 얹어 놓은듯 하게 만드는 기억에 오래 남게될 책이다.



천개의찬란한태양, 아프가니스탄, 베스트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