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비빕밥’이라고 하면 흔히들 고급음식이라고 생각하긴 쉽지 않다. 그만큼 쉽게 주변에서 접할 수 있고 빨리 그리고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고방식상 한 상 그득하게 차려 놓고 그 가운데 메인메뉴가 올라오는 거창한 단계를 치르지 않는 이상 럭셔리푸드로 좀처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하지만 오히려 우리나라에 방문한 외국인들은 의외로 소소한 것들에서 독특한 맛을 느끼고 그 곳에서 한식의 깊은 의미를 찾는다고 한다.

 

우리가 열광하는 외국음식 중에서 막상 알고 보면 현지 내에서는 해당음식이 평소에 즐겨먹을 정도로 일상적인 음식인 예를 봐도 그렇다. 이렇게 외국인들은 정작 한국사람들은 그다지 열광하지 않는 비빔밥과 불고기, 김치 등을 한식의 대표적인 예로 알고 있는데 이에 착안하여 거대한 프로젝트를 단행한 당찬 다섯 청춘들이 있었다. 바로 이름하여 ‘비빔밥 유랑단’이다.

 

 

 누구 하나 거칠 것 없는 인생이었고 누가 봐도 부러울 것 없는 이들이었지만 이 다섯명은 자신의 꿈을 이루고 더 나아가 한식의 세계화에 상응하는 뜻을 이루기 위해 비빔밥을 들고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머나먼 여정을 떠났다.

 

 '비빔밥 유랑단'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그들은 풍족한 비용과 인맥등으로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 선 것은 아니었다. 늘 배고프고 때로는 멤버끼리의 불화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외국에서의 낯선 환경과 통하지 않는 언어는 크나큰 장벽이자 떠나는 날까지 익숙해지지 않는 걸림돌이었을 것이다. 타국에서 비빔밥을 알리는 일은 한국의 음식 문화를 알리는 데 앞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함과 동시에 앞으로의 한류문화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 더욱 그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사명감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다. 물론 아시아의 몇몇 열악한 지역에서의 행사와 곤란한 상황등에 맞닥뜨리며 그야말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으나 그들을 매번 붙잡아 준 것은 처음의 약속과 책임감에 목표 100테이블을 향한 도전을 그만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사실 최근 한류열풍이 이슈이긴 하나 음식부문에 있어선 세계화라는 타이틀을 얻었다는 표현을 쓰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이 되었던 부분은 우리의 음식문화를 전할 때 무조건적으로 권하기 보단 상대 문화와 적절히 믹스(?)하거나 현지에서 나는 채소 혹은 대체재료로 또다른 퓨전문화를 발생시키는 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이겠다 싶었다. 얼마 전 모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무한도전팀이 뉴욕의 한복판에서 한식을 알리기 위해 거리홍보와 레스토랑에서 요리대결등을 통해 뉴요커들의 관심을 끄는 걸 봤는데 그 땐 그게 그렇게 무모하고 도움이 될리 만무하다고 생각했었던 내 자신이 이젠 너무 부끄럽다. 결국 이 책의 서두에처럼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너무나도 창대했기 때문'이다.

 

 요즘 고만고만한 스펙에 명문대 졸업장과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에 떡하니 취직만 했다 하면 팔자 피는 줄 아는 세상인데 모든 걸 내려놓고 '돈'도 되지 않는, 그렇다고 성패를 장담할 수도 없는 이런 거대한 프로젝트에 쉽사리 몸을 담을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빔밥 유랑단'은 그저 그렇게 먹고 살며 현실에 안주하려는 현대인과 젊은이들에게 무언의 자극과 함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촉진제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그들은 이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무엇이든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한식의 자부심과 긍지는 말할 것도 없겠다. 이 다섯 청춘의 바른 도전 정신을 필두로 연이은 제2, 제3의 비빔밥 유랑단이 머지않아 한식의 세계화에 불을 활활 당기는 그 날까지 꿈을 위한 도전정신을 가진 청춘들에게 끊임없는 응원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