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인 색깔이 다분히 풍겨 나오는 제목과는 달리 본 서적은 소설 형식을 빌린 기나긴 일기식의 자기계발서이다. 솔직히 이런 류의 책은 나하고는 좀 맞지 않는 게 사실이라 지루하고 따분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이 책의 내용은 실리콘밸리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창업지망생등)과 다른 사람이 틀에 박아 놓은 성공이란 잣대를 그대로 따라가려는 사람들에게 자기만의 '여행길'과 성공, 그리고 삶을 찾으라고 말하고 있다.

 

이야기는 레니라는 한 창업희망자가 저자를 찾아와 싼 값에 관을 파는 사업을 인터넷을 통해 시작하고 싶다며 창업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의 사업계획은 탄탄하고 깔끔해 보이지만 이 젊은이는 성공에 눈이 멀어 이미 자신이 이 사업을 하려고 했던 원래의 순수했던 의도를 잃어버린지 오래인것처럼 보인다. 레니의 굽힐 줄 모르는 의지가 맘에 든 저자는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려고 그의 친구 앨리슨을 통해 초심을 이끌어내기에 이른다. 다행스럽게도 레니라는 사람은 추진력이 다소 강하긴 하지만 카운셀러의 조언에 긍정적인 편이다.

 

저자 랜디 코미사는 수많은 기업에 재직하고 있을 당시 관리자 혹은 기업의 대표(CEO)를 번갈아 역임하면서 자신은 진정, 창의력이 발휘되는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때로는 크리스털 다이내믹스의 대표 자리에 있었을 때는 실패의 쓴맛도 맛봤다. 하지만 레니와의 상담에서 이야기했듯이 사업의 창업등에서 위험부담을 줄이려고 즉, 실패를 하지 않으려고 실리콘밸리에서 제일 위험한 평범한 요소로서 승부한 것이 외려 위험한 요소로 작용하고 만 것이다. 언젠가 무릎팍도사에 안철수 교수님이 나와 얘기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벤처기업이 실패를 했을 경우,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게 검증이 되면 그 실패에 대해서 낙인을 찍지 않는다' 실패없는 성공이 과연 성공이라 할 수 있을까? 실패에 대해 좀 더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저자는 가치있는 선택에 대해서도 거론한다. 개인적인 위험부담과 사업적인 위험부담. 어느 것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을 것인가. 보통은 갈림길에 놓인 채 해당 기업의 비전과 미래만을 보지만 나의 삶과 그 곳에서 내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결국 개인적인 위험부담을 피해 선택을 하는 것이 행복해질 수 있고 비전을 키워나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그런 선택은 열정과 열의를 부른다.

 

영화 파이트 클럽을 보면 브래드 피트가 '파이트클럽'에서 이런 말을 한다.
'우린 그 누구보다 강하고 똑똑하다. 헌데 그 능력이 말살되고 있어. 기름이나 넣어주고 웨이터 생활이나 하면서 먹물들의 노예로 살고 있지. 우린 필요도 없는 고급차나 비싼 옷을 사겠다고 개처럼 일한다. 우린 목적을 상실한 역사의 고아다.'

 정확한 목표의식도 없이 무작정 헤엄쳐가는 인생은 나침반 없이 나아가는 커다란 배와도 같다.

 

미뤄진 인생계획. 즉, 우리는 꿈을 이루기 위해 일단 초, 중, 고, 대학생활등을 마치고 자격증과 스펙을 키워 그 꿈에 다가가려고 한다. 이것은 대한민국 4700만 국민 모두가 할 일이며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서로가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길을 가면서도 일단은 해야 할 일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우리들은 그 꿈에 이미 너무 멀어져 있다. 아니 잊고 산 듯도 하다. 나 역시도 언제 그런 것이 있었느냐는 듯 산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내 안의 미뤄진 인생계획과 꿈을 끄집어 내 본다. 의무와 책임감이 아닌 열정과 행복으로 가득찬 꿈으로 하고 싶은 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