ファ-スト プライオリティ- :: 山本 文緖

문득 뒤를 돌아보니 지나온 길이 뚜렷하게 보여
헤매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모두가 너무나도 소중한 나만의 일기랄까
생각 해보면 다 추억이야 그 날 그 때 그 이야기들이

누구 하나 나를 이해 해주지 못한다며
웃는 얼굴 밑으로 슬픔을 감춘 날도 많았었어
10년전의 나는 제멋대로 무리 해가며
다짜고짜 부딪히고 제대로 상처 입곤 했지만
10년후의 나에게는 그렇게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나답게 나이를 쌓아 나가라고, 전해주고 싶어.

한번 심호흡을 하고 나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걸,
그저 혼자서 외로워 했을뿐인 약한 자신을 깨닫게 돼
10년전의 나는 격하게 울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며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고 우울해만 했었지만
10년후의 나는 조금은 상처에 익숙 해지며
자신 이외의 누군가를 소중히 하게 된다면 멋질 것 같아
 
정확히 10년전이다. 이 노래, 이 가사를 듣고 너무나도 감명 했던 게. 노래를 불렀던 당사자가 서른살을 기념하며 만든 [Thirty] 라는 제목의 곡으로, (올해엔 Forty를 발표했다!) 당시 한창 격하게 살고 있었던 20대의 나는 정녕 이 가사 그대로의 30대를 소망하며 살았더랬다.
 
그래서 지금, 30대가 된 시점에서 반추 해보면, 어 이 노래, 정말 도움 되었어. 나 어느샌가 부터 종종, [내 인생은 서른살 부터 시작 했어] 라는 말, 입에 붙히고 살잖아. 20대 때는 제멋대로 게으르고 제멋대로 상처 입느라 해놓은거 하나 없다고 절망 했는데 정말이지 지금 와서 생각 해보면, 그 고통 하나하나가 나를 보다 더 긍정적으로 만들었던 것 같아. 예전에 어떤 이가 [진정한 성인식은 만 서른에] 라고 했던 말, 정말 고개 끄덕이며 수긍하게 된다고.

난 이제 막 서른을 넘긴 여자가 좋아.
더 이상 방황하지 않고, 나름대로 확고한 가치관도 가지고 있고,
그러면서도 새로 시작 할 수 있고.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이잖아

정말 맞는 말이지. 난 나이 서른 땡 치며 새로 시작한 일, 한두개가 아니었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냥 그대로 그렇게 끝나나 싶었는데, 그게 오히려 시작 이더라. 몇년 안했는데, 의외로 빨리 이룬 것도 많아. 그게 다 20대 때 알게 모르게 쌓아온 노하우 덕이더라고.

근데, 그거 쉽지는 않아. 나처럼 성미 급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못참는 사람이야 어떻게 벌리기라도 하는데, 막상 서른줄 넘기면, 거기다 매이는 인생 되면, 뭔가 시작한다는 게 마음 같지 않다고들 그래. 예전 사람들이야 그게 또 사는 거려니 하며 살았는데, 요샌 그놈의 인터넷 때문에 더 압박 받잖아. 막 젊은 애들이 이거하니 저거 하니 하며 적극적으로 사는 것 같은데 자기가 하면 뭘할까, 하면서 말야. 내 아무리 주변 친구들 찔러 가며 [너 할 수 있어] 라고 응원 해줘도 다들 많이 힘들어 하더라.

그래서 어떤 면에선, 참 난감한 나이가 되버리기도 하는 것 같아. 이 책에서 나오는 군상들만 봐도 그래. 20대는 좋은거 싫은거를 가렸지만 30대는 상처 받는거 안받는 거를 가리는 거라. 그래서 [독불장군] 처럼 조직 사회에 완전 비타협적이 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기계적인 조직녀가 되버리고, 매이기는 싫은데 화려한 싱글도 못되서 어정쩡하게 살고, 그렇다고 일찍 결혼해서 잘사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결혼 하고 싶어도 현실 여건상 연애조차 못해 괴로운 사람도 있고, 엔조이 하며 되는대로 사는 이도 있고, 결혼 했더니 이룬게 없어 애한테 매달리는 엄마도 되고, 의미 있는 인생 만드려고 강박적으로 뭔가에 집착하고, 밖에서 부딪히는 인간 관계로 인한 상처에 여전히 능숙해지지도, 그렇다고 괴로워 할 수만도 없는 나이.

얼핏 정착한 것 같아도 불안증에 시달리는 서른 하나 먹은 서른 한명의 이야기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가장 포지티브 했던, 가장 이상적인 답변을 제시했던 이야기는 [하늘] 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자신에게 온전한 일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 이라는 것. 지금 매진하고 있는 일이, 설령 영원성이 없다 해도, 그때 그때 마음에 충실한 방향으로 가면 된다는 것.

무언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목표를 잡고, 오늘 하루, 거기를 향해서 차근 차근 열심히 하면 돼. 물론 그 목표가, 꿈이, 꼭 이루어지리란 장담은 못하지. 재능도 별로고 경쟁자는 많은 세상에서. 하지만 그렇다고 불안해 하고, 좌절만 하며 오늘 하루를 보내 버릴거야? 그렇게 허송 세월 할거야? 지금 좋아하는 일만 해도 충분히 가치 있어. 나중에 뭐를 하든 다 도움이 돼. 오늘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 이라고 행복하겠어? 사람 욕심은 끝이 없어서 그때 그때 꿈도 갱신 되는걸. 20대는 마음을 컨트롤 하기 어렵고 서투르지만 최소한 30대는 그때보다 좀 낫잖아.

얼마나 멋있는 나이야, 서른 하나.
이때마저 불태우지 않는다면 언제 또 그럴 수가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