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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작가 로버트F.영의 작품으로 이미 미국,영국,일본 등지에서 절찬리에 찬사를 받았던 작품이다.그의 작품은 읽을수록 흥미진진하다.SF소설의 기준이 될 만큼 찬사를 받았던 이 작품집은 신선한 재미를 더한다.로버트 F. 영의 작품집을 읽다 보면 우리가 상상한 세계 저편에 작가가 서 있다는 걸 실감한다.상상력이 결핍된 시대에 좀처럼 도달할 수 없는 세계에서 작가를 만난다.

책에 담긴 소설들은 현실과 결별하지 못하는 인간의 삶을 우주 밖에서 그리고 일반적인 SF소설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데,소설가가 상상력을 동원해서 미래를 예측하고 과학의 세계를 재구성하는 게 아니라 현실 속에 노출된 인간의 불안과 불협화음을 미래로 이전시키면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으며,"그제는 토끼를 보았어요. 어제는 사슴, 오늘은 당신을."시적인 표현이다.

240년 후의 미래에서 온 민들레 소녀가 언덕 위에서 당신을 기다렸다,라는 말을 시적으로 표현한 아름다운 대사이다.로버트 F.영의 작품집은 시적인 감수성과 현실을 꿰뚫어보는 시선으로 독자들을 미래의 어느 들판으로 안내한다.미국식 자본주의가 극에 달하면서 이 지구의 운명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직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인간에 대한 작가의 애틋한 사랑 또한 엿보인다. 화성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폴란드인들을 통해 인간의 상처를 인간을 통해 회복하고, 민들레 빛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와의 풋풋한 사랑을 기억의 조합을 통해 현실로 끌어내린다.이런 관점에서 보면 로버트 F. 영의 소설은 카렐 차페크의 희곡『로숨의 유니버설 로봇』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극에 치달은 물질주의에 대한 경고를 『민들레 소녀』를 통해 읽을 수 있다. 물질만능주의로 인해 잃어버릴 수 있는 인간성과 진정한 예술성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인간의 삶이 송두리째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실에 울분을 토하기도 한다.물질이 곧 인격이 되고 그것이 얼마나 정치적인가 하는 문제를 미래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그리고 20세기의 노동문제가 21세기에도 그리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있다.

로버트 F. 영의 작품들은 50년이 넘는 시간의 격차를 뛰어넘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오히려 지금 우리의 현실과 너무 가깝게 맞닿아 있어서 신선한 느낌이 든다. 책장에서 시집을 고른 그는 언덕 위에서의 오후라는 시를 찾았다.그 시를 읽을 때마다 그는 햇볕 아래에 서 있던 그녀를, 바람에 나부끼던 그녀의 머리카락을,

곧고 사랑스러운 다리를 감싸고 눈처럼 펄럭이던 그녀의 드레스를 떠올렸다.그는 30년이 넘는 세월을 작가로 살아왔고,죽을 때까지 펜을 놓지 않았다.그는 작품을 집필하면서 버팔로의 공립학교 수위로 일하다가 1986년에 생을 마감했다.작가의 진솔하고 아름다운 작품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한동안 찡하게 울려오는 가슴을 진정 시킬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