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북을 알게 되니 그 종류가 참 많았다. 마음 같아서는 종류별로 다 사고 싶었지만, 중복되는 노래들도 있고 해서 뭐든 골라서 사야했다. 그 중에서도 애플비가 제일 괜찮아 보여서 한글 동요에 이어 영어 동요 사운드북도 사게 되었다.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음악으로 영어를 재미있게 접하게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국어는 집 밖에서 얼마든지 들을 수 있으니까, 집 안에서 만큼은 최대한 영어를 들려주기로 마음먹은 나. 나에게 이 책은 정말 꼭 맞는 그런 책이었다. 아이는 책에서 소리가 나니까 그게 영어든 한국어든 상관없이 관심을 갖고 좋아라했다. 음악이 나오면 박수 치기도 하고 하면서 말이다. 손가락에 제법 힘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내가 눌러주지 않아도 자기가 알아서 눌러서 원하는 음악을 듣곤 해가며. 아직 페이지에 맞는 노래를 잘 틀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근데 이 책을 항상 꺼내놓고 있다 보니 가끔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아이가 잠들었을 때 모르고 책을 밟아 음악이 울려 퍼질 때라든지, 조용한 곳에 갔는데 잘못 눌러서 음악이 나올 때. 이럴 때 그동안은 그저 책의 스피커 쪽을 손으로 꽉 누른 채 소리가 조금이라도 덜 나오도록 막고 있어야 했다. 헌데 얼마 전에 보니, 음악이 나오는 도중 다시 눌렀던 버튼을 누르면 소리가 멈추는 것이 아닌가! 이 간단한 걸 몰라서 당황했단 말인가 싶어서 억울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책에 따라 어떤 책은 소리가 너무 크게 나오는 책도 있었다. 같이 샀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럴 경우 책 스피커 쪽에 투명 스카치테이프를 붙여주면 소리가 한결 작아져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다. 음량 조절 버튼이 없다보니, 자동차 안에서 이 책을 가지고 놀 땐 너무 커서 신랑의 운전에 방해가 되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기 어렵게 만들곤 했었다. 그러다 소리가 또 너무 작다 싶은 땐 붙여 놓은 스카치테이프에 바늘로 구멍을 몇 개 만들어주면 어느 정도 음량을 조절해줄 수 있고 말이다.

 

조금 더 바람이 있다면 영어 뿐 아니라, 일어나 중국어로도 사운드북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 좀더 다양한 언어를 쉽고 재미있게 접하게 해줄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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