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초등학교도 가기 전인 7살인 우리 큰 조카. 아직 7살 밖에 안 된 녀석이 떡 하니 자격증을 땄다. 한자8급 자격증을 말이다. 나도 아직 없는 자격증인데, 어떻게 땄나 싶다. 평소에도 한자에 관심이 많다고 하더니, 어린 녀석이 대단하다 싶었다. 그래서 고모로서 뭔가 도움이 되었으면 한 마음에 열심히 어린이 한자 사전을 찾아보았다. 요즘은 모든 것이 정보의 홍수인지라, 많은 책들 가운데 괜찮은 책을 찾기란 참 힘들었다. 그래도 여러 가지 평을 보고 겨우 고를 수 있었다.

 

요즘은 인터넷상으로도 어느 정도 미리보기도 되긴 하지만, 내 눈으로 책을 직접 보고 고른 것이 아니라서 책을 주문해 놓고도 조금 걱정이 되었다. 조카가 마음에 들어 할 지 싶어서 말이다. 근데 책을 받아보니,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우리 아이한테도 사주고 싶어질 정도로. 큼지막한 한자 옆에 아이들의 이해를 도와주는 해당 한자에 관한 그림이 그려져 있고, 한자 아래 쪽에는 한자를 쓰는 획순이 적혀 있어서 아이들이 잘 따라 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그리고 더 마음에 들었던 것은 글자의 어원을 단계별로 설명해주며 한자가 만들어 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함으로서 한자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조카가 이 책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한 마음을 가득 안고 보여줬을 때, 난 이 책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한자에 관심이 많은 우리 조카, 책을 보자마자 책장을 차례차례 넘기며 소리 내서 읽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앉은 채로 한 권을 금세 뚝딱 읽어버렸다. 관심 있는 책을 주면 아이는 알아서 책을 읽는 구나 싶었다. 물론 아직 어린 우리 조카, 한자를 보고 읽은 것이 아니라 한자 위에 있는 한글을 보고 읽은 것이었지만 말이다.

 

이 책은 아이에게 사주는 첫 한자 사전으로는 정말 그만이다 싶다. 옆에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해당 한자에 관한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나중엔 그림공부하기에도 좋아보였다. 조카에게도 나중에 여기 그림 보면서 따라 그리고 그러라고 했더니, 알았다며 좋다고 하는 걸 보면 말이다. 얼마나 자주 볼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우선 아이의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성공했으니, 아이가 모르는 한자가 생겼을 때 찾아보게 하며 유도만 해주면 될 듯 싶다.

 

 

 

- 연필과 지우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