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칸예 웨스트라는 이름이 힙합이라는 역사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혹자는 의문을 품을 것이고 혹자는 동의하지만 서도 속으로는 미심쩍은 부분이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칸예 웨스트라는 인물의 행보만 놓고보자면 그 누구도 태클을 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언더에서 메인 스트림으로 그는 자신의 위치에서 항상 최고의 역할만을 해냈다.
1996년 그랩의 데뷔앨범을 시작으로 프로듀서로서 음악계에 처음 발돋음을 하며 제이지의 눈에 띄여서 그의 역작 [The Blueprint]로 '힙합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일 뒤에 항상 서있었다.
뿐만이 아니라 엘리샤 키스, 커먼, 컨시컨스, 패불로스, 자넷 잭슨, 존 레전드, 모스 뎁, 나스, 더 게임 등 힙합 뿐만이 아닌 블랙 뮤직, 팝 뮤직 전반에 걸쳐서 그가 가진 영향력은 결코 무시하지 못할 정도다.
그런 그가 본격적으로 직접 씬에 뛰어들어 역사의 현장에 섰다.
첫번째 앨범 [The College Dropout]과 두번째 앨범 [Late Registration] 세번째 앨범 [Graduation]
흔히 내가 말하는 졸업 3부작으로 차근차근 아티스트로서의 입지를 단계적으로 밟아나가며 이번 5집에서 흔히 말하는 '포텐셜'이 터졌다.
졸업 3부작에서 앨범표지에서 보이던 자신의 캐릭터인 곰돌이가 사라지고 808s & Heartbreak에서 올라운드적인 음악을 지향하면서 칸예 3부작과 4집에서 보여준 모습들을 모두 합쳐 그가 지향하는 음악을 보여주려고 한다.
여태까지는 그의 내면의 있는 것을 충실히 쌓아왔다면 이번 앨범으로 그는 자신에게 맞췄던 포커스를 그가 지향하는 음악으로 초점을 바꿔 철저희 음악을 위한 음악에 의한 앨범이 탄생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간 4개의 앨범을 발매하면서 그에게는 참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큰 교통사고를 겪어보기도하고, 롤링스톤지에 올해의 앨범으로 선정되기도 하고,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많은 상을 받아보기도 하며, 3집의 Stronger로 빌보드 핫 차트1위와 BET 힙합 어워즈 2부문에 수상의 영예를 얻기도 했다.
그러다 칸예 어머니 Donda WesT가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사건들과 그의 앨범의 행보는 결코 무관한게 아니다, 그의 첫 앨범에 실린 타이틀 Through The Wire는 그가 당한 교통사고로 턱관절에 와이어를 넣는 대수술을 해야했고 그래서 탄생한 곡이 바로 이 Through The Wire(와이어를 통해서)이다.
그 곡으로(싱글앨범) 롤링스톤지 올해의 앨범으로 선정되었고, 그의 어머니가 사망과 약혼녀와의 파경을 통해 단조의 멜로디로 그의 슬픔의 정서, 혼란스러움을 담아낸 앨범 [808s & Heartbreak].
이 앨범에서 그는 단지 랩 뿐만이 아닌 프로듀싱면에서도 힙합이라는 틀과 음악적 시도를 과감히 벗어냈다.
새로운 시도는 이미 3집때부터 보였다. Stronger는 이미 일렉트로닉 팀으로 유명한 Daft Punk의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를 리메이크해서 샘플들을 재배열하고 신스사운드를 살려서 칸예 특유의 힙합곡으로 재탄생 시켰다. 이런 신선한 시도들이 있었기에 그가 빌보드 1위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그의 성장과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바로 이번 5집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1집때 그의 프로듀싱 실력은 이미 인정받은 적 있으나 뮤지션으로서의 칸예로는 '글쎄올시다.'였다.
하지만 랩실력과 리릭컬 모두 단계를 밟아나가며 뛰어난 성장을 보여주었으며 이번 5집에서는 랩의 스킬적으로 보나 가사로 보나 모두 여타 정상급 MC들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갖게 되었다.
한마디로 이번 앨범은 그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실력이 절정의 달한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이 앨범의 리뷰에 별 만점으로 평한 것은 아마 전무후무한 일이 될 것이다. 책이나 다른 음악 앨범들을 리뷰할 때도 별 만점을 주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이 앨범은 그 만점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뮤지션이 칸예임에는 변하지 않는 사실이지만 그것을 빼고 보더라도 이 앨범은 내가 들은 모든 앨범중에 최고였다.
이것이 진심임을 증명하자면 1,2,3,4집을 들을 때도 난 여전히 칸예 팬이었지만 팬이라는 감정을 가지더라도 이 앨범들은 만점짜리 앨범이라는 생각은 전혀 안들었다.
하지만 이 앨범은 다르다. 왜냐하면 그가 그간 걸어왔던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 앨범을 전곡을 한번씩 들었을 때는 사실 머리위로 물음표가 떴다. 아직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었다. 미지의 세계에 처음 발을 딛는 기분.
그리고 계속해서 반복해서 들을 때마다 한커풀씩 베일이 벗겨지면서 조금씩 들어나는 곡의 구성과 내용의 광채는 계속해서 궁금증을 자아내고 알고싶게 만드는 무언가 있었다.
그는 배열하는 것의 마술사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칸예 프로듀싱의 주무기는 샘플링이다. 그가 들은 방대한 곡들이 머릿속에 데이터 베이스화 되어서 마치 필요한 곳에 필요한 부분들을 캣치해서 그것을 배열하고 또 필요하다면 조리할 줄 안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이번에 그는 춉, 카피 앤 페이스트, 그리고 루프라는 단순한 샘플링 기법에서 벗어나 '조리'하는 것에 더 비중을 두었다는 것이다.
피치 시프트라던지 조를 바꾼다던지, 노이즈를 섞는 다던지, 오토튠을 마치 악기처럼 섞는다던지, 리버스를 시킨다던지, 특정 음만 추출한다던지하는 여러가지 기법들을 통해 그는 새로운 음악을 창조해낸다.
원 소스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것은 샘플링을 넘어선 샘플링이다.
[샘플링 원곡과 앨범 수록곡 비교]
그의 샘플링 능력에 소금처럼 빛을 발해주는 것이 바로 비트이다. 그의 MPC 특유의 그루브를 통해 찍히는 드럼 프로그래밍은 이번 앨범에서 특히 토속적인 TOM에 의해서 더 극한의 그루브를 만들어주고 있다.
그것을 잘 보여주는 트랙이 바로 <Monster>, <Lost In The World>, <Who Will Survive In America>이다.
곡 분위기를 한결 같이 한 뼈대 안에 뭉치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칸예가 선택한 비트의 역할이었다.
그는 <Power>와 <All Of The Lights>라는 곡을 통해서 앨범의 무게감과 웅장함을 더했으며 RunaWay를 통해 자신과 얽힌 루머와 처지에 대한 고백을 뱉어낸다.
여담이지만 <Devil in A New Dress>나 <Lost In the World>뮤비, <Power>뮤비같은 진위적인 내용이 그가 혹시 일루미나티가 아닐까하는 소문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흡사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듣한 꽉찬 구성과 마주하고 있노라면 꽉들어찬 구성과 정리, 샘플링을 통한 과거의 재발견, 경건함, 웅장함까지 담은 이 앨범은 마치 박물관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공교롭게도 이번 칸예의 정규 5집 커버는 총 5장의 멀티커버로 구성되어있으며 이 모두 다 화가 죠지 콘로의 작품이다. 앞서 박물관이라 칭했으니 이 앨범 커버는 박물관에 전시 된 미술품 정도 될 것이다.
이 중 한 장인 알몸의 칸예와 그의 Phoenix(Runaway 뮤비와 관련되어 있다.)인 여인이 엉켜있는 위 사진의 커버는 공개가 되자마자 커버 금지 계시를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칸예는 이와같은 결정에 "나는 나의 음악과 앨범 그리고 커버 아트웍을 '월마트(앨범 판매처)'따위를 고려해가며 만들진 않을 것이다."라며 너바나 데뷔 앨범을 예로 들어 이 같은 조치에 부정하며 나섰다.(앨범커버는 모두 그의 뮤비내용과 직결되어 있다.)
그의 말마따라 단지 선정적인 점만 부각시킬 것이 아니라 이 앨범은 예술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하나의 예술로 봐달라는 칸예의 말처럼 그가 만든 예술품은 아티스트로써 표현할 수 있는 그의 모든 것이 되어줄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모두 칸예의 '재능'때문에 하루 아침에 뚝딱 나타난 앨범이 아니다.
무수한 프로듀싱 콜라보 작업들과 졸업 3부작과 더불어 아픔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4집을 지나서야 비로서 그는 5집이라는 예술로서 아티스트라는 타이틀 앞에 당당해질 수 있는 것이다.
그의 행보에 의한 앨범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번 5집 또한 그가 만들어낸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의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더 기대하며 리뷰를 마친다.
-은유 추천곡-
Power
All of The Lights
Monster
Runaway
Blame game
Lost in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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