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한 해는 아델의 해라고 불리울만큼 권위있는 대중음악 시상식 2012년 54회 그래미어워드 주요3개 부문 포함 총 6관왕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내며 아델이라는 가수의 저력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앨범의 제목이 뜻하는 21이 그녀의 나이를 뜻한다는 것을 알고, 여태까지 브릿팝은 밴드음악이 강세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녀의 그래미 수상이 얼마나 뜻깊은 일인지 가늠할 수 있다.

물론 이미 고인이 된 에이미 와인하우스라는 전례가 있었기는 하지만 아델은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그것과는 확실히 다른 음악이었다.

알앤비라는 큰 틀 안에 있지만 스타일이라던지 편곡적인 부분에서 많은 부분 상이하다.

그런 점에서 아델의 미국진출은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이미 <19>라는 첫번째 앨범을 통해 그녀가 대중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이목을 집중시켜놓았기에 이토록 큰 반응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곡을 들으면서도 혹시나하는 마음, 설마하는 마음이 연속적으로 교차한다. 그녀가 가진 나이와는 다르게 완숙하고 절제되어있는 흡사 장년의 프로 뮤지션들의 그것만큼이나 능수능란하지만 감성은 어린나이의 그것이었다.

이런 기묘한 언매치는 대중들로 하여금 굉장히 신선하지 않을 수 없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그녀의 역할은 프로듀싱이나 곡 작업 전반적인 것보다는 이런 감성적인 면에서 가장 특화되고 주도하는 면모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21> 첫번째 트랙 Roling in the Deep에는 개인적으로 사연이 있다. 나는 <그레이 아나토미>라는 미국 드라마에 깔린 배경음악을 처음으로 아델을 접하게 되었다.

둥둥거리는 저음 기타에 깊은 킥과 그루브를 완성하는 오픈 하이엣으로 시작하는 이 곡은 빌드업식으로 처음부터 후렴까지 연결되며 아델의 풍부한 고음으로 완성된다.

단단한 저음에서 가성으로 처리되는 고음까지 저음과 고음을 넘나드는 편곡에 나는 처음 그녀에게 희열을 느꼈다.

그 후에 슈퍼스타k라던지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많은 출연자들이 아델의 이 곡을 부르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델과 그녀의 노래를 알게되었고 한국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는 대중적인 팝송이 되었다.

나만 알고 있던 좋은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어린애처럼 왠지 모르게 뺏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묘했던 적이 있었다.(진짜로 뺏긴건 아니지만 서도...그런 느낌 왠지 한번쯤은 겪어봤으리라)

 

사연이 담긴 노래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앨범에 베스트 트랙이자 빌보드 차트를 석권했던 Someone like you라는 곡의 일화가 하나 있다.

Someone like you의 가사를 요약하자면 그녀의 헤어진 남자친구가 한 여인을 만나서 결혼했고 난 당신 같은 사람 찾아 볼테니 걱정 말아라, 잘되길 바란다. 요약하자면 대략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떠나보내야 한다는 내용의 가사이다.

이 곡이 엄청난 히트를 치자 이 곡의 실제모델인 전 남자친구가 자신과의 내용을 소재로 썼다는 이유로 저작권 소송을 걸었다는 것이 이 사건의 전말이다.

결과적으로 아델은 쿨하게 그에게 수익금의 일부를 나눠면서 사건은 끝이나지만 찝찝하면서도 아델의 대인배적인 면모를 볼 수 있었던 에피소드가 아닌가 싶다.

이런 에피소드에서 그녀가 음악적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서도 성숙하다는 것이 증명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이를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He Won't Go가 칸예웨스트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곡이 아닐까하고 추측한다. 마이너한 피아노의 진행은 칸예의 Heartbreak때의 감성이 녹아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녀가 칸예 웨스트의 영향을 받았다고 직접 이야기를 하긴 했으나 딱히 이 곡이 그렇다고 찍어두지는 않았다. 딱 이 한 곡 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면에서 그럴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칸예의 지독한 팬인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 곡이 유독 그의 영향을 받은 곡이 아닐까하고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전체적인 편곡의 큰 틀은 피아노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그 피아노에 스트링과 기타를 얹혀 그녀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드럼&베이스는 그루브를 만드는 일에 충실하고 있다.

무겁지 않고 기본적인 편곡구성에 알앤비 리듬, 아델의 풍부하고 성숙한 목소리, 그리고 21살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감성으로 가득 채워진 21 앨범은 한마디로 대성공이다.

 

전작의 데뷔 앨범도 성공으로 마무리했던 아델은 이번 앨범작업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텐데(마치 나스의 일매틱처럼)그를 이겨내며 정확히 3년이라는 시간동안에 발전할 수 있는 최대의 역량을 그의 두번째 앨범에서 보여주었다.

한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은 두번도, 세번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그녀의 행보를 살펴볼때 세번째 앨범 또한 이를 넘어서 대대성공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이 역시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아델, 21, 음악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