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사이다 한 병]

 

지은이 : 홍종의

그린이 : 주미

출판사 : 아이앤북

페이지 : 88쪽

 

 

 

 

 

       이 책을 아이보다 먼저 읽으면서 참 감동적이기는 한데 아이들이 이런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었다. 마음 한구석이 짠하게 아파오는 그런 느낌을 말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마음을 알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이런 감정을 이끌어내는 매개체가 우리가 생활 속에서 흔하게 마시는 사이다라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왠지 생소하게 다가설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기우였다. 아이는 오히려 엄마의 감성보다 풍부했고 주인공 태기가 얼마나 할머니가 보고 싶을지 더 마음 아파해주었다.

 

 

 

   사이다를 그리움과 감동의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이 오히려 더 생동감있게 아이의 마음에 다가선 것 같다. 거창한 감동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소재에서 오는 감동이 더 진한 것만 같다. 주인공 태기의 아빠는 돌아가셨고 현재는 새아버지와 같이 살고 있다. 엄마는 직장을 다니셔서 태기를 잘 돌봐줄 수가 없는 상황이라서 새아빠가 태기를 늘 챙겨주신다.

 

   어느날 태기의 친할머니가 학교로 찾아와서는 택시를 타고 아빠의 무덤으로 데려간다. 태기는 아빠의 무덤에 처음 가보는 것이다. 할머니는 별사이다 병이 주변에 박혀 있는 무덤이 아빠 무덤이라는 것을 알려주신다. 아빠가 별사이다를 좋아하셨기 때문에 무덤에도 사이다 병을 박아놓은 것이란다. 사이다를 먹으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기에 좋아했다는데... 할머니는 무덤에 꽂혀있던 사이다 병 하나를 꺼내서 목이 마르신지 사이다를 마시는 시늉을 하신다. 학원에 가지 않고 할머니를 따라 아빠의 무덤에 다녀온 태기는 엄마에게 혼날 일을 걱정을 하는데 새아빠의 재치로 대충 넘어가게 된다. 다행하게도 새아빠는 항상 태기의 편에서 태기를 믿어주고 응원을 해주신다.

 

   그 날 이후로 태기는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왜 아빠의 무덤을 갑자기 가르쳐 주신것인지... 그리고 할머니가 사이다를 마시고 싶어하셨던 것 같아서 말이다. 결국 태기는 병에 담긴 사이다를 한 병 어렵게 구한다. 일반 슈퍼에서는 팔지 않기 때문에 고기집에서 사이다를 구하게 된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가져다드리려고 택시를 탔는데... 그만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어린 초등학생 태기에게 할머니는 어떤 존재였을까? 자주 만날 수도 없었지만 그래도 할머니 그리고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깊었을까를 생각하면 가슴 한 켠이 찌릿해진다. 이 감정을 초등학생 딸아이도 같이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책이 아니라면 이런 경험을 어디서 해볼까 싶다. 책을 통해서 태기의 성장통을 같이 아파해주고 위로해주고 있는 딸 아이의 모습이 대견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