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은 소감을 한 문장으로 한다면 '인간과 동물의 본질적인 행동에 대한 분석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인간과 동물이라고 언급하기는 했지만 큰 차원에서 볼 때 생물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저자는 공작이 화려한 꼬리를 가지고 큰 가시고기가 가슴부분을 붉게 물들이며, 가젤이 늑대를 보면 뛰어오르고, 수탉이 싸울 때 벼슬을 노리는 등등의 행동은 이유가 있지만, 신호라고 이야기 한다. 즉 다른 상대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한 또는 자신의 상태를 알리기 위한 정직한 신호..

 

 

   그러나 이 신호들은 효용성의 측면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공작의 꼬리는 화려할수록 달아나는데 제한을 주고, 큰 가슴고기의 붉게 물든 가슴은 종(種)간의 의미전달이외에는 다른 의미는 없으며, 가젤의 뛰어오름은 체력 소모를 야기한다. 또한 수탉의 벼슬은 존재한다는 것 이외에는 다른 용도가 없다.

 

 

   그렇다면 생물들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는가가 의문이 들 것이다. 이것은 생물들에게 있어서 종족 번식을 위한 하나의 의미 있는 행동이다. 공작의 화려한 꼬리는 그런 꼬리를 가지고 있을 만큼 신체가 튼튼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큰 가슴고기의 붉게 물든 가슴도 마찬가지이다. 암컷들은 붉으면 붉을수록 수컷에 모여든다. 가젤도 자신의 체력을 소비하더라도 너로부터 달아날 체력이 있음을 과시하는 것이다. 그러니 다가오지 말라는 의미일뿐더러 종족에게 경계를 전달하는 것이다. 수탉의 벼슬은 아무런 상처가 없이 깨끗할수록 그 수탉이 싸움에서 승자임을 의미한다고 한다. 즉 많이 싸우고 진 수탉일수록 벼슬에 상처가 많기 때문에 암탉을 가질 확률이 낮아진다.

 

 

   이것을 저자는 핸디캡 원칙으로 설명한다. 이것은 자원을 낭비하는 치장과 행동은 절대 위조할 수 없는 확실한 신호를 주변에 보내기 위해 필요하다는 원칙으로 이런 신호는 생산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드므로 상태가 좋은 개체만이 이런 종류를 사치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칙이 자연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자원의 희귀성에 기인한다. 즉 존재하고자 하는 종 모두가 살 수 없기 때문에 적자생존에 원칙에 따라 자신의 우수성을 나타냄으로서 다음세대에 자신과 같은 후손을 남기고자 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된 종들은 소수의 후손을 생산하는 대신 이들의 양육에 집중하는 k-전략형 종들이다 여기에는 인간도 포함된다.

 

작자생존의 원칙은 식물은 물론 개구리와 물고기들에게도 해당된다. 여기서 이들은 후손을 많이 생산해 생존확률을 높이는 방식인 r-전략을 취한다. 한 예로 거대발불버섯은 지구상에 등장한 이래로 환경이나 기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멸종하지 않고 살아있다.

 

 

   즉 k-전략이든 r-전략이든 생물이 생존하기 위한 방식으로서 각기 나름의 방식에 따라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고 이것들의 근간에는 적자생존의 원칙에 의한 핸디캡의 원칙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인간이 추구하는 것중에 과시가 있다. 이것은 남들에게 자신이 부유하고 여유있어 보이거나 신체적으로 건장함을 나타내어 보인다. 아니면 남에게 사냥감을 베풀어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타인으로 하여금 자신을 선택하도록 만들고자 하는 욕구 또는 타인으로부터 관심을 끌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위험한 행동을 보이는 것이나 쇼핑에 중독되어 마구 사들이는 행위, 다이어트에 몰두하는 행위 등도 타인으로부터 관심을 끌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됨은 같으나 사회적인 수용이 어려운 상태로 변질된 것임에 다름아니다.

 

즉 타인으로부터의 관심이라는 근본적인 출발은 같으나 사회에서의 수용성에서 나뉘어지는 것이다.

 

인간이 생물과 구별되는 근거가 언어를 통해 발달한 문명이다. 유인원은 언어와 같은 복잡한 체계를 충분히 다룰 수 있을 정도로 뇌가 발달했지만,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들은 언어라는 확인이 불가능한 상징보다는 직접 볼 수 있는 상징을 통해 진화해 왔다. 그러나 인간은 언어를 이용해 문명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이 언어는 확인되지 않는, 상대를 속일 수도 있는 수단이다. 생물은 언어보다는 꼬리나 벼슬, 많은 포자와 같은 직접적인 상징으로 종족을 번식시켜 왔다. 그만큼 1차원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언어를 통해 자신을 과대포장하거나 속일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회 통념을 벗어난 행위에 대한 제재를 과거부터 해왔다. 사기나 약물복용, 기만등은 지금도 인간들이 배제하는 사회적 통념이다. 이런 이유는 사회적 파트너를 얻고자 하는 경우 상대가 보내는 메시지의 진정성을 확신하기 위함이다. 즉 인간들도 생물들처럼 상대가 보내는 정직한 신호를 정직한 신호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할 수 있다.

 

 

  상대에게 신호를 보내는 모습은 개인의 차원만이 아닌 협력관계, 제도, 국가의 차원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이런 모습의 근간은 핸디캡 원칙이 존재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즉 생물의 세계나 인간의 문화나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공작이 꼬리로 말하듯 인간들은 과시하고자 하는 돈, 차, 보석, 관대함, 고상함등등의 신호를 상대에게 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인간사회에서 신호를 이용한 과시는 사람들간의 삶에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것이 사실이면 사람들 사이에서 수용되고 거짓이면 배제되며 제재를 받는다. 이런 기본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인간의 삶은 유지된다고 할 수 있다.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가 드라마상에서 영향력을 가진 것도 신화그룹이라는 그의 배경이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이미 정직한 신호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이 책을 읽고 나 자신이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닌가 자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