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책은 처음 도입부분에 집중하기가 조금 어려워

구입해놓고도 몇달을 미뤄오다시피 하다 읽게 되었다.

 

가볍고 작은 책이라 가지고 다니며 틈틈히 읽기 좋아

가지고 다니기만 하면서 때만 뭍어버렸다. 여러번 읽어버린 책인 양.

그렇게 일주일에 한두번 두 세 페이지를 읽다보니 내용도 잘 모르겠고 해서,

오늘 날을 잡고 읽기 시작했다.

 

 

 

김훈 작가를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기도 하고

그의 글 특유의 '색깔'때문에 늘 기대에 차있다.

 

칼의 노래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남한산성에 너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주인공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인물들의 생각이 뒤섞여있기도 했고,

임금의 생각이라던가, 최명길 등의 당상들의 인물의 사고도

조금 몰입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그래도, 좋은 글귀는 있었다.

’길’에 관한 것이다.

산성에 남아있어도, 밖으로 나가게 되어도

결국은 죽거나 살거나 두가지의 결과만 나오는 그 길을

 

언제고 걸어가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러나 가지 않을 수 없는 의무감과, 삶에 대한 의지.

 

길이라는 것에 빚대어 당시 사람들의 심정이 녹아있는 대목이

남한 산성을 계속 읽게 한 요인이 되긴 했지만.

아주 좋았다.

 

 

길은 걸어가야 길이고 걷지 않으면 그냥 흔히 널린 땅바닥에 불과 한 것.

그래서, 걸어야 만 하는 것. 그로 인해 살든 죽든 ’길’이 생기고

그 길을 따라 봄이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