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기 전에 본 표지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본 표지가 이렇게 달라보입니다.

 

어렵지 않은 편인 문장과 의외로 술술 잘 읽히는 글임에도 이따금씩 생각할 거리를 너무 많이 던져주는 터라 앞으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책입니다.

 

음악치료사인 Zoe, 그녀의 남편 Max, 그리고 다른 가족이 되는 Vanessa.

 

세명이 엮어가는 이 만만치 않은 이야기는 숱한 화두를 던져줍니다. 직접 겪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고, 내가 그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게 만들며, 지금껏 인지하지 못했던 관점이 있다는 것도 알려줍니다.

 

수정되기 전의 그것(누군가는 재산의 관점에서 property라 말하고, 누군가는 사람에 준하는 위치를 부여하여 pre라는 접두어를 써서 말하는)이 과연 누구에게 돌아가야 하고, 그 문제를둘러싼 전통적인 가정의 관점과 동성애에 대한 생각들, 성경적인 관점과 이미 파괴되어버린 율법들에 대한 이야기, 진실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명예를 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안타깝지만 얽히고 설킨 사람들간의 이야기.

 

생각해보면 구약의 율법들은 이미 많은 부분들이 더 이상 지켜지지 않는 반면에 특정한 것들은 아직도 인용되어지고 지켜야될 것으로 인식된다는 모순이 새삼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는 율법은 파괴되었지만, 동성애를 금하는 것은 여전히 근거로 제시되고, 남편이 죽으면 아내를 남편의 형제가 취하여 대를 이을 자식을 낳은 것이 율법이지만 현대의 누구도 이를 합리적이라 생각하지 않는 반면 부분부분 인용되는 구약의 말씀들은 새로운 율법이 되기도 하는 현실.

 

성경을 잘 알지 못하니 더더욱 답답하기만 하고, 현재 읽고 있는 성경을 어서 빨리 더 읽고 배워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동성애에 대한 관점이 조금은 변하였습니다. 나와는 상관없고, 막연히 다른 세상의 문제라고 여겨졌던 것이, 그럴 수도 있고 나와는 상관 없더라도 다름을 인정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는게 이 책을 읽고 생긴 저의 변화입니다. 아무리 작더라도 저를 변화시키는 책은 제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책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