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아쉬움이 교차한 소설입니다.

 

레이서라는 막장 캐릭이 보여주는 모습은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올 정도로 막장의 경지를 보여줍니다. '폴리모프몬스터'라는 마법으로 말이 안되게 도시를 점령하고 국가를 점령하는 것이 일단 첫번째 막장이고, 신의 계약이라는 미명하에 여기저기 사기를 치고 다니는 것이 두번째 막장입니다.

 

어차피 막장을 보여주기로 작정하고 쓴 글 같아서 여기에 의의를 제기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래도 좀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이야기가 전개되니 그 부분은 좀 아쉬움이 남습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는 참 재미있게 진행됩니다. 설정하에 진행된 이야기겠지만 아기자기함도 있고, 통쾌함도 느낄 수 있는 편입니다. 몬스터들과 NPC들을 부하로 만들어가는 내용들은 언제나 재미를 주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설정상에 다소 충돌하는 부분들은 눈에 거슬리는 편입니다.

 

먼저 운영자나 게임사 사장이 보여주는 어이없을 정도의 어리석음과 우유부단함은 아무리 설정이 그렇더라도 조금 짜증이 나는 편입니다. 이건 뭐 작년 개그프로에서 본 '개빙닭' 수준의 지능을 보여주는 편이라서 도대체 무슨 능력으로 이런 게임을 만들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두번째로 모든것을 총괄하는 컴퓨터인 '제네시스'의 불합리함입니다. 걸핏하면 레이서의 정보를 요구하는 운영자의 요청에는 '내부규정상 버그나 하자가 없으면 개인정보보호차원에서 공개할 수 없다'고 하고, 게임밸런스 조정을 요청하면 밸런스가 무너진다고 거부하면서, 어떨 때는 그냥 운영자나 사장이 맘대로 패치를 해버리기도 하는데 이때는 제네시스는 쏙 들어가서 언급도 되지 않습니다. 어떨 땐 나와서 레이서 편 들고, 어떨 땐 안나와서 밸런스 망치는 패치를 용인하는 행태는 글을 전개하기 위해서 조금 억지를 둔게 아닌가 싶습니다.

 

대체적으로 글은 재미있습니다. 그래도 너무 운영자나 인공지능이 사기를 잘 당하고 멍청해서 보는데 영 기분이 착잡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