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의 장르소설들과는 너무나 확연히 차이가 나는 글에 매료되었던 내 모습이 생각난다.

 

작가의 처녀작 <천봉무후>를 접해본 적이 없고, 현재 또 쓰고 계시는 <포천망쾌>라는 글도 아직 접해본 적이 없어서 무언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어쩌면 약간은 썩 좋아보이지 않는 <무당신선>이란 제목이 신경은 쓰이지만, 12권을 다 읽고 난 지금은 단연 최고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정석적인 무협지의 흐름 같은 건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주인공이 있고, 단연 강해지고, 그에 대비되는 악한 세력(악하지만 나름 악하게 되는 이유라든가 하는게 존재하는)과 대립되고, 점점 강해지면서 고난도 겪지만 결국에는 극복하고 세상(아니 무림 및 중원)에 평화를 가져온다는...

 

하지만 이 소설에는 그런 것과는 다르게 '따뜻함'이 있다. 어설픈 따스함이라던가, 인위적인 온정 따위가 아니다. 길거리에서 가끔 보던 '도를 아십니까?'하는 도가 아닌 정말 곰곰 생각해보게 만드는 '도'도 있다.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하는 작금 현실의 땅바닥에 떨어진 '스승과 제자 관계'에 대한 정말 이상적인 모습도 있다. 가슴 따뜻한 만남이 있고, 오해가 풀리며 아름답게 변해가는 관계들이 존재한다.

 

단연 최고다. 지난해에 읽은 그 어떤 장르소설들과는 감히 레벨이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그들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고, 이 책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가슴 따뜻함은 다른 어떤 책에서도 얻지 못했던 부분이다.

 

주인공 무한이 보여주는 생각, 행동들을 통해 느끼는 바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런 바를 다 풀어쓰자니 그건 좀 아니다 싶어서 쓸수가 없다. 무슨 악당들을 때려부수는 통쾌함이라던가, 황당무계하게 커나가는 모습에 느끼는 재미라던가, 할렘물로 만들어서 판타지를 충족시키거나 하는 의도라면 별로 추천할 수 없는 책이지만, 읽으면서 마음이 훈훈해지고 싶다면 단연 추천할 만한 책이다. 그렇다고 악당들을 때려부수는 통쾌함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점점 강해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도 아니다. 할렘물은 전혀 안되지만...

 

북미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