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제대로 된 판타지 책을 본듯한 기분이다.

 

뚜렷한 캐릭터들을 보면서 설정을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하나하나의 캐릭터들을 공들여서 만들었을 작가의 노력이 엿보이는듯 하다.

 

주인공 폴 라이트너, 골드 드래곤의 의지의 후신이자 디바인 피스트로서 점점 성장해 가는 그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폴과 생사고락을 같이한 힐러이지만 봉술의 대가이기도 한 레이, 대장군의 딸이자 폴을 따라다니는 무지막지한 엘리사, 나중에 나타나 엘리사와 삼각관계를 이루는 크리스틴 공주, 폴의 하인이자 돈에 관한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글렌, 폴이 머드골렘을 처치하면서 만난 제프, 아크마스터이자 도둑길드의 수장, 염력의 대가인 리하트, 블루드래곤의 의지를 이어받은 해적왕 프레드릭, 모든 칼날을 튕겨내는 바이슨, 레이의 연인이자 테라교의 외부활동인인 시몬, 폴의 소환수이자 천방지축인 젬베 등등...

 

이 말고도 너무나 많은 캐릭터들이 있지만 모두가 뚜렷한 기억을 남긴다.

 

재미 있는 책은 의식하지 않아도 내 기억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되고, 애써 외우지 않아도 위에 쓴 만큼이나 캐릭터들이 모두가 생각나는 법인가 보다.

 

아기자기한 구성과 전개를 보다보면 재미 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건질 게 많다. 한편의 소설로서도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 단지 양산형 장르라는 이유만으로 폄하할 이유가 전혀 없는 수작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목록에 추가될 만한 작가다.

디펜더, 진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