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달콤하지는 않다.

어떻게 보면 평범하달 수 있는 주인공 오은수.

31살의 나이에 프리젠테이션을 주업무로 하는 회사의 대리이자, 친한 친구 2명이 있고, 몇명의 남자와 관계를 맺고 끊어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뭐 내가 여자가 아니니 전적으로 이해한다거나 하는건 힘들겠지만, 공감할 만한 소재에 일어날 법한 일들을 아기자기하게 풀어놓은 책같다.

 

이전 남자친구의 청첩장으로부터 시작되는 소설은, 사랑이나 결혼, 이혼, 직장, 꿈, 친구, 가족이 서른이 넘은 여성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느껴지는지 잘 그린것 같다. 오은수라는 주인공에게 잠시 빠진 세시간동안 그녀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보며 아 저럴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든다. 은수,유희,재인 세명의 여성들의 서로 다른 직업관, 결혼관, 사랑관에 자기 자신의 이야기인양 공감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전혀 그렇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아쉬운건 내가 남자이니 사실은 잘 모르겠다.

 

여성 캐릭터들을 남성으로 치환시켜서 소설을 쓰면 어떨까 하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해보지만 막상 쉽지는 않다. 주인공은 33의 평범한 샐러리맨, 어렸을 적 두명의 친한 친구가 등장하고 서로 자주 만나서 술도 마시면서 가장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친구들이고, 그들이 서로 다른 견해와 직업관,결혼관,연애관을 피력하면 될려나... (갑자기 소설을 하나 써볼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뭐 말이 안되는 생각이니 이쯤에서 이런 생각은 그만두고...)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동명의 드라마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한번 찾아서 보았는데, 영 별로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정말 드물게 원작보다 잘 표현되어있거나 그들만의 색깔을 잘 표현하는 걸 발견할 수 있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원작의 이미지를 심하게 훼손하거나 제대로 반영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걸 본다.

 

드라마도 역시나 내가 보기엔 몰입도가 떨어졌다. 한두편 보고나서 이런 말 쓰는게 조금 웃기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몰입하기 힘들면 뒤로 가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중요한건 이분의 다른 소설이 나온다면 기꺼이 책을 사서 보고 싶은 생각은 든다는 거다. 시간이 조금 흐른 책이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기쁘다. 좋은 책, 좋은 작가를 알게 된다는건 언제나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