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을 보고 그 두께에 놀랐다.

 

내가 과연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샀는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고, 과연 이 책을 내가 읽어야 될 이유가 얼마나 많길래 하고 많은 책들 중에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쭉 읽다보니 이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이 과연 필요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다 못 읽겠다. 팔백여 페이지가 넘는 분량에서 반절 정도 읽고 결국 때려치웠다. 이 책을 살 때 난 미국 건립당시의 상황 뿐 아니라 최근의 미국의 행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기대했지만, 이 책의 대부분은 미국 초기 건국시부터 이루어져온 인디언 학살사와 잘못된 인종차별의 잔재들인 각종 기념비 얘기로 이루어져있다.

 

내가 미국의 어디어디 기념비에 무슨 내용이 새겨져있는지, 그 내용이 얼마나 잘못되어 있는지를 하나하나 세세히 알아서 뭣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각종 기념비들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차 있다.

 

얼마나 광범위하고 적나라하게 역사 왜곡이 이루어져왔는지는 절실하게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고, 한심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해도 된다. 어느 누구라도 자신의 잘못된 역사는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간접적으로라도 왜곡되게 마련이고, 나아가서 적극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수정되어 왜곡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우리나라도 그런 일에 자유롭지 않을 것이고, 세계 어디라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굳이 미국의 거짓말이라는 사실에 내 흥미가 동한 것은 단지 미국이 현존하는 최강국이기 때문이고, 최강국으로서 역사적으로 보여져왔던 그 횡포들을 이들도 어김없이 자행하고 있다는 객관적인 사실들을 확인하고 싶은 개인적인 바램 때문이었다.

 

역시나 그들도 엄청난 부끄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현존하는 최강국이라는 이유로 그들에 대한 평가는 정말 어이없을 정도로 미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기독교인으로서 가장 부끄러운 경우 중 하나가 교회에서 설교 들을 때 목사님이 ’미국은 하나님을 잘 섬겨서 축복받은 나라다. 미국이 잘 사는 이유는 다 하나님을 잘 섬겨서 그렇다. 보라 얼마나 미국이 축복받았는지...’ 이런 류의 설교를 할 때다. 미국이 잘한 일 물론 많다. 그 나라 전체를 매도하는건 물론 잘못이겠지만, 그들이 못한 부분도 정말 셀수 없이 많다. 예전에 읽었던 ’미국이 세계를 망친 100가지 방법’이란 책에 그들이 근현대사에 자행한 많은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자세히 나와있다.

 

최고의 자리에 있는 자는 그만큼 시기도 많고, 질투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최고의 자리에 있는 만큼 그에 따른 의무도 따라가는게 보편적인 진리일거라 생각되는데, 그들에게서 그런 면들이 지켜지는건 잘 인지하지 못하겠고(원래 잘하는건 별로 표도 안나고, 기억하기도 힘들다), 못하는건 왜 그리 눈에 띄는지 모르겠다. 단순한 이유없는 시기심이나 질투심에 이렇게 욕을 하면 참 유치한 일이지만, 그들은 분명 욕먹을 짓을 참 무던히도 많이 행해왔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곳곳에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일들이 참 무던히도 많을거라 생각된다.

 

정복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미국의 건국사. 그곳에 이미 정착하여 살고 있던 수많은 인디언들을 멸족의 위기까지 몰고 가고, 비문명인으로 호도하고, 미개한 인간으로 몰아가는 그들의 역사기념에 대한 글들이 이 책에 쭉 나열되어 있다. 무려 95가지에 관해서.

 

하지만 한가지 관점만을 가지고 이 책을 본다면 참 나쁜 놈들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당시의 관점으로는 그게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두고 책을 보아야 할 것 같다. 현재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말도 안되고, 어이없는 일들이 그 당시에는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면 정말 책 보는 내내 욕을 할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현재의 관점이 미래에도 지속된다는 보장도 없고, 당연히 지속될 수도 없을 것이다. 미래에는 또다른 새로운 관점이 당연시 될 테고, 그때에는 현재의 우리 관점들이 정말 어이없는 미개인들의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현재의 관점에서 바라본 그들의 역사를 무조건 매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냥 현재의 관점에 맞춰서 수정해 나가려는 노력은 필요하겠지만, 절대적인 매도는 피해야 할 것 같다.

 

결론은 ’미국은 참 많은 피를 흘려 세운 나라이다. 그들의 건국과 그들의 현재의 영화로움(이 단어가 적절한지 모르겠다, 그냥 풍요라고 해도 될것 같지만, 그들의 지위나 최강국으로서의 명예-지나가는 강아지에게나 줄 일이다- 같은 뉘앙스를 포함할려면 이 단어가 더 적절할 것도 같고)의 바탕에는 수많은 토착 인디언들의 피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한이 깔려있다는 사실...

미국, 거짓말, 인디언, 역사왜곡, 아프리카미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