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쓰다가 터치패드가 제멋대로 움직이는 바람에 쓴 글이 날라가버렸습니다.

 

잠시 독후감 쓰는 걸 때려칠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다시 새롭게 쓰기로 했습니다. 가끔은 이렇게 글 쓰는데 시련이 있기도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천로역정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도 안되는 역경이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꽤나 시련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대놓고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특정단어로 짓는 글을 읽으면 이런 느낌이 든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크리스천이 천성에 다다르기 위해 겪는 시련과 고난의 길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주로 부정적인 이미지의 단어들로 표현되는 캐릭터들과 가끔 나오는 좋은 이미지의 단어로 표현되는 캐릭터들)은 각각의 단어가 뜻하는 바대로 주인공 크리스천을 곧은 길에서 벗어나게도 하고, 시련에서 구해주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보는지, 어떤 상황에 있는지에 따라 글을 읽고 나서 느끼는 점이 사뭇 다를 것 같습니다. 그냥 단순한 이야기로만 본다면 참 재미없는 글입니다. 하지만 크리스천으로서 이 글을 읽으면 내가 지금 이 힘들고 고난스럽지만 옳은 길을 제대로 걸어가고 있는 건지, 벗어났다면 어떤 연유로 벗어나 있는 건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글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겪는 수많은 유혹들과 시험들이 다는 아니겠지만 이 책에는 적절하게 등장합니다. 억지로 끼워맞추면서 읽을 필요까지야 없겠지만 어떤 이야기는 내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였습니다.

 

삽화가 그려져있고 친절하게 앞부분에 지도까지 있어서 읽는데 그렇게 힘이 들진 않았습니다. 나중에, 먼 나중에 내 마음이 많이 달라지고 다른 상황에 있을 때 다시 읽게 되면 지금과는 느끼는 바가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