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명 참 잘했습니다.

 

진짜 최악입니다.

 

그렇다고 책의 질이 최악인게 아니라, 작품의 내용이 최악으로 잘도 흘러가서 정말 기가차고 코가 막힐 듯한 상황을 보여줍니다.

 

세명의 주인공 가와타니 신지로(철공소 주인), 후지사키 미도리(갈매기은행 점원), 노무라 가즈야(백수)가 엮어가는 이야기는 처음에는 따로 놀지만 이런 형식의 소설이 으레 그렇듯이 하나둘씩 서로 연관이 되어가다가 마지막에는 기가 막힌 상황으로 세명이 동시에 출연합니다.

 

그리고 숨가쁘게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다소 작위적인 최악이라는 점이 아쉽기도 하지만 이런 플롯을 짜는게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인생이라면 정말 사는게 힘들 것도 같습니다.

 

제일 맘에 안드는 캐릭터는 가와타니 신지로입니다. 성격을 그렇게 정해놓으니 그렇게밖에 흘러갈 수 없는 전개가 다소 짜증나는 편이었습니다. 아무리 대출에 눈이 멀어도 그렇게까지 어리석을 수 있다는게 잘 공감이 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의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그런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기회들은 얼만든지 있었을 터인데, 작가는 모두 외면하고 최악의 상황으로만 몰아가니 캐릭터 자체가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미도리나 가즈야도 모두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가 되어버리니, 다소 이 책에 대한 실망감이 확 생기는 것도 같고, 그럼에도 재미난 이야기 한편을 만들어냈으니 완전 실망하기에는 뭣하고...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가니 보는 독자들의 기분도 최악으로 만들어가는 면에서는 작가의 의도라면 성공적이지만, 의도가 아니라면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다소 애매한 그런 소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