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하게 재테크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만 실상 별로 아는게 없다면 강력하게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이 책에는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된다는 뜬구름 잡는 소리는 별로 없습니다. 대신 어떤 논리로 인해서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가 고객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는지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고,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누릴 수 있는 건 최대로 누리면서 그들의 약탈적인 금융이나 보험, 기타 거래에 대해서 멀리해야 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작년에 인기를 끌었던 통장분리에 대한 책이 기억납니다. 이 책도 통장분리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어떻게 나를 콘트롤할 수 없다면 강제적으로 통장분리를 통한 지출의 제한을 두고, 끊임없이 피드백을 받으면서 원하는 만큼의 지출을 먼저 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치의 저축을 먼저 하고 나머지로 생활하는 것에 대한 원론적인 설명이 나옵니다. 지극히 당연하지만 원래 당연한 것이 하기 어려운 법입니다.

 

신용카드의 폐해라든가, 체크카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실천하는 이는 드뭅니다. 저또한 마찬가지이지만 예전에 비한다면 많이 나아진 편이라 애써 위안으로 삼습니다.

 

종잣돈 마련의 벽을 넘는 여러 방법들도 나오는데 결론은 저축액이지 수익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익률이 좋다면 두말할 나위 없겠지만 그것은 본인과 상관없는 여러 변수들로 인해 달라지는 것이기에 자신이 바꿀 수 있는 저축액 자체를 늘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곁들여지는 여러 사기성 짙은 상품들(저축보험, 월복리적금 등등)에 대한 경계도 말합니다.

 

과거 보험사의 적금비슷한 상품을 가입했다가 중도해지하면서 원금도 다 못받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보험사는 왜 그리 많은 판매원을 두는지, 왜 그렇게 친인척이나 아는 사람들을 통한 권유가 많은지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렇게 팔지 않으면 안팔릴 수 밖에 없는 상품이라는 생각이 당연히 듭니다. 그래도 누군가 권유하면 뿌리치기 어려운게 우리나라 실정이고, 그러다보면 울며겨자먹기로 가입한 상품이 누구나 한두개씩 있게 마련입니다. 과감히 끊어버리는 것이 결국엔 남는 장사입니다. 이 책을 읽고 종신보험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결론은 필요없다는 것입니다. 그냥 실비보험이나 정기보험을 들고 말지, 65세이후 사망을 보장해주는게 노후대책과 상관없이 또다시 해야되는건지, 그래서 더 비싼 보험료를 내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면 정답은 명확합니다.

 

저축보험과 변액유니버셜보험에 대한 설명이 참 많이 나옵니다. 그만큼 나쁜 상품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둘다 사업비가 사기적으로 높습니다. 원금의 십프로 가까이를 일단 떼고 시작하니(이건 무슨 선이자 뗀 대출과 비슷합니다) 몇년은 지나야 겨우 원금이 되고(사업비는 계속 떼갑니다 입금할 때마다, 단지 이전에 적립한 금액이 조금씩 수익이 나면서 표면상 입금액이 원금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중도해지시에는 어마어마하게 손해를 보면서 해지해야 되고, 장기간 넣어놓으면 세금혜택이 있지만 그게 과연 더 좋은지, 날라간 기회비용은 어쩔 것이며, 행여나 급히 돈 쓸일이 있을때 울며겨자먹기로 해지해야되니 과연 이게 필요한 상품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보장성보험과 종신보험에 대한 이야기, 신탁연금에 대한 이야기, 투기와 투자에 대한 이야기, 연말정산에 대한 이야기 모두 볼만한 이야기들입니다. 처음 이 책을 대하면서 28가지에 대해서 조목조목 정리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기에는 조금 억지로 28가지를 나누어 놓은 것 아닌가 싶어서 포기했습니다.

 

이 책을 보고 보험사에서 파는 저축보험이 얼마나 나쁜 상품인지 알게 된게 가장 큰 소득인 것 같습니다. 별생각없이 재테크를 하고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을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