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읽어보라고 강권하신 책이다. 어떻게 얻어낸 인생인데....

 

주문한 책은 폭설로 아직 도착 안하고, 읽을 책은 없던 시점에 아마도 이 책을 읽으라는 뜻이 아니었나 싶어 처음에는 저어하다가 기꺼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기독교인이라면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이 많은 책이다.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인지 전혀 모를 법한 책이기도 할 것 같다.

 

어떻게 얻어낸 인생인데... 사는게 고달프기도 하고, 누구에게나 말못할 고민도 있을 것이고... 잘 알지 못했던(내 짧은 성경적 지식 때문이지만) 성경적인 사실들을 몇몇 알게해준 고마운 책이기도 하고, 마지막의 감사 부분에 이르러서는 깨닫는 바가 있는 책이기도 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7장을 써 내려가면서 이렇게 탄식했습니다.

"내가 행하는 것을 내가 알지 못하노니 곧 내가 원하는 것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미워하는 것을 행함이라...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7:15, 22~24)

 

신앙의 대가인 사도 바울도 로마서를 쓰면서 이렇게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 원죄의 사슬에 매인 인간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 것인가를 통감하게 됩니다.

 

이전에 최덕신이란 복음성가 가수의 복음송 중에서 나레이션하던 부분이 유독 기억나는 구절이다. 내 속사람으로는 즐거워하기도 하지만 또다른 내가 있어 세상의 기준에 맞춰서 살아가고자 하는 내면의 대립을 보여주는 구절이다. 아직까지 뚜렷이 나레이션을 하던 구절이 귀에 익숙할 정도로 많이 들었던 구절이라서 이 글을 읽으면서 묘한 느낌을 갖게 되었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8)

 

정말 어려운 구절이다. 범사라는 것이 우리가 접하는 모든 상황을 말하는 것일진대, 범사에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이 과연 인간의 힘으로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고, 저자 또한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인간의 힘으로는....

 

예전 자신의 아들을 죽인 범인을 용서하고, 자신의 양아들로 삼았다는 한 목사님의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입장 바꿔서 내가 그 목사님이었다면 과연 용서를 할 수 있었을 것이며, 더군다나 자신의 양아들로 삼을수가 있었을까? 아마도 불가능할 것 같다. 내가 그 입장이라면... 그런 상황에서까지 감사할 수 있다는게 과연 가능한 것일까?

 

얼마전에 읽은 <좋은 사람 콤플렉스>라는 책과 무척이나 대립되는 부분이다. 그 책을 읽으면서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콤플렉스는 떨쳐버리라던 저자의 견해를 읽으면서 성경적인 지식에 반목되는 부분이라 마음 속에 내내 걸리던 부분인데, 그 책의 저자는 그게 바로 어려서부터 세뇌되어진 결과라고 얘기했었는데... 무엇이 옳은지 잘 모르겠다. 마음 같아서는 항상 좋은 사람이고 싶고, 모든걸 용서하고 싶고, 모든 일에 감사하고 싶은데.. 인간인지라 실망하고, 상처받고, 욕설이 튀어나오기도 하는 상황이 생기게 마련이다(참 신기하게도, 몇년전 강원도에서 있을 때 정말 기가 막힌 경우를 당했었는데, 얼마전 연말에 또 참 상상하기 싫은 어이없는 오해와 상황에 처해서 지금도 고민중이다. 기독교적인 입장이라면 모두 용서하고, 감사해야하는건데, 나도 인간인지라 그게 참 쉽지 않다...).

 

저자는 감사할 수 있는 방법을 몇가지로 제시한다.

첫째, 살아 있음을 감사해보십시오.

둘째, 문제가 있는 것을 감사하십시오.

셋째, 즉시 감사하십시오.

넷째, 일상생활 속에서 감사할 일을 찾으십시오.

 

구구절절 음미하면 옳은 말이지만 정말 실천하기는 어려운 말이다. 언제나 인간적인 면과 신앙적인 면이 대립되는 나는 아마도 사이비 종교인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