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 마당을 나온 암탉

작가 : 황선미

요즘 들어 내가 무엇을 하고 살고 있는 가? 엄마라는 역할의 틀에 갇혀 아이만 바라보며 살고 있는 나를 바라본다. 전업주부의 삶에 만족해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잎싹처럼 마당을 나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나 위험한 생각일까?

잎싹은 양계장에 알 낳는 기계로 살아야 하는 운명으로 태어났다. 처음엔 닭장을 나와 마당에 돌아다니는 토종닭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다. 우연한 기회에 마당으로 나왔다. 하지만 마당 안에서 토종닭의 운명도 잎싹이 바라는 소망, 자신의 알을 낳아 품어서 병아리의 탄생을 보는 것도 불가능해 보였다. 또 마당에서도 토종닭들은 잎싹을 받아주지 않았다. 또 잎싹 자신도 마당에서 사람들의 먹이를 토종닭들처럼 편안하게 받아 먹으며 결국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거부한다.

사실 운명대로 살아가면 편안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당을 나오는 순간 먹이감을 노리는 족제비를 따돌리기 위해 잎싹은 저녁에 편히 잠도 잘 수 없다. 먹이를 찾기 위해 사방을 돌아 다녀야 하고 그나마 굶은 때도 많다. 하지만 잎싹은 알을 품어 자신의 새끼를 돌보고 싶다는 소망을 쫒아 넓은 세상으로 나온다.

그런 와중에 잎싹의 소망은 우연히 청둥오리인 나그네의 알을 품으면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잎싹은 자신이 품은 아기가 오리이고 자신의 친구 떠돌이 나그네의 아기 청둥오리임을 뒤늦게 알게 된다. 잎싹은 아기이름을 초록 머리라고 짓고, 초록 머리를 돌보기 위해 그동안 겪지 못한 혹독한 시련을 겪는다. 하지만 자신의 아기인 초록머리가 자신의 품에서 첫걸음을 떼고 , 첫 번째 수영을 하고, 마지막으로 푸른 하늘을 날고 야생 청둥오리가 되어 자신의 무리를 만나는 과정까지 힘들지만 보람찬 나날을 보낸다. 결국 초록머리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지만 여전히 잎싹은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

이 동화를 읽다가 문득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만 바라본지도 어느새 5년이 넘어간다. 가끔은 내 선택이 잘못된 것일까 고민할 때도 있지만 아이가 크고 넓은 세상으로 건강하게 날아간다면 엄마로써 고마울 뿐이다. 엄마로써의 소망뿐 아니라 내안의 소망도 이제는 조금씩 찾아 나가야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책은 독자들에게 무수히 많은 시도들을 용기있게 해 나갈 수 있게끔 도와 주는 책이다. 꿈을 꾸는 자, 그대 이름 석자 그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책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 도서 정보

나쁜 어린이표로 유명한 황선미 작가의 2000년 작품으로 스테디셀러이며 무대 위에서 공연되기도 한 작품이다. 저학년이 보기엔 조금 어려울 수 있으나 초등 중학년 이상이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은 이야기.

황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