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은

비단 영국만의 유산은 아닐 것이다.

그곳에서 배출된 숱한 인재들,

스티븐 호킹, 아이작 뉴턴, 살만 루시디 등은

영국이 아닌 광활한 세계를 무대삼아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런 탓에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는

세계인의 동경이었고,

세계지성의 근거지가 되어 왔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그곳을 꿈꾸거나 혹은 궁금해했다.

 

어쩌면 이 책의 저술은

바로 그곳에 가닿고 싶은 이들의

숱한 호기심을 대신해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책속에서

꼼꼼한 집사장의 모습으로,

때론 예리한 탐정의 모습으로,

때론 한가한 구경꾼의 모습으로 변해가며

무려 800년의 전통아래 지켜져 왔거나, 혹은 남모르게 숨겨져 온 것들을

가감없이 찾아낸다.

 

우리는 그를 통해

케임브리지의 낭만주의 삼총사 중 한사람으로 꼽힌다는

바이런 경의 무용담을 듣기도 하고,

웅장하고 거대한 대학식당의 이야기에 빠져들기도 하고,

옥스퍼드 출판사가 만들어내는 베스트셀러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다.

 

또한 1930년대 중반까지도 케임브리지대 교수들은 강의시간에

몇몇 여학생들을 면전에 두고

“나는 풋내기 여학생들에게는 강의를 하지 않네.”라는

선언을 거침없이 내뱉었다는 이야기에 페미니즘의 시각에서

두주먹을 불끈 쥘 수도 있고,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무대가

옥스퍼드 대학이였다는 사실도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뿐 아니다,

이 책은 풍부한 건축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문화답사기인 동시에

숱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인물열전이기도 하다.

또한 온갖 에피소드를 모아놓은 에피소드 모음집이기도 하다.

물론 그 무대는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다.

한가지 근심스러운 것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나면 괜히 이곳에 가고 싶은 몸살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나또한 그런 상태이니까.

 

어쨌든 그곳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끊을 수 없을 지라도

그곳을 맘껏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책은

비교적 저렴하다.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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