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9월 30일 오후 5시 59분,

하이웨이 46과 41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다른 운전자의 차와 충돌한 제임슨 딘의 차,

우리가 흔히 지미라고도 부르는 그의 시계는 그날이후 영원히 멈췄다.

 

벌써 50년을 훌쩍 넘어선 그의 죽음,

그러나 제임스 딘의 이름은 여전히 전설로 살아있다.

 

사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에게 따라붙는 ‘청춘의 수식어’ 를 앞지를 자는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영원한 우상,

영원한 반항아,

반항적 청춘의 심볼,

그렇게 그를 꾸미는 말들은

하나같이 젊음의 심장을 흥분시키는 멋진 수식어임에 분명하다.

 

사실 교통사고로 요절한 그가

경험한 세상의 길이는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너무나 짧았다.

1931년에 태어나,

1955년에 세상을 떠났으니

그의 나이 겨우 24세에 맞이한 죽음이다.

 

영화출연이 다작도 아니다.

<이유없는 반항>, <자이언트>, <에덴의 동쪽> 등

그만의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결코 다수의 작품을 남긴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잊혀지지 않았고,

세월이 지날수록 오히려 또렷이 기억되고 있다.

그래서 그는 현실공간을 뛰어넘는 불세출의 스타다.

 

이 책은 바로

그사람, 제임스 딘의 영화인생과 함께

그가 살아온 궤적을 더듬는다.

숱한 사진들과 함께 그려진 그의 길을 따라 가다보면

괜히 어깨에 힘을 주고 싶어진다.

그의 반항기를 조금은

내 어깨에도 옮겨오고 싶은 탓이다.

은회색 포르쉐를 타고 거침없이 길을 달리던 그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작심하고

치기어린 방황이라도

한번 저질러 보겠다는 뜻은 아니다.

 

어쨌든 그는 떠났고,

그를 기억하며 늙어가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생겨날 것이다.

그 와중에 나 또한 그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뭘 어떻게 해보자는 것은 결단코 아니다.

정부가 맘에 안드니 확 불이라도 싸질러 보자는 것도 아니다.

답답한 날들을 쫑내고 거침없이 국회의원 몇몇의 멱살을 잡고

따귀를 올려부치자는 것도 물론 아니다.

다만

그의 싱싱했던 젋은 반항기가

지친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감염되기를 바랄 뿐이다.

말이나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겁 없는 청춘의 의식이

조금은 그리울 뿐이다.

 

청춘에서 멀어져 가는 것이

곧 늙는 일이 아니기를 또한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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