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기전에 살펴봐야 할 게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저자에 관한 내용이다.
주류 만화평론가로 자리매김한 저자 박인하 교수는
현재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만화의 시스템 재정립을 외치고 있는 운동가인 동시에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던 한국만화사를 먼지속 창고에서 끄집어내어
공론의 장으로 가져온 사람이다.
그를 통해 많은 이들은
한국 만화계에 존재했던 심의와 검열, 시장의 문제를 이해했으며,
만화읽는 행위를 삼류문화로 치부하려 했던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만화 100주년을 맞이한 2009년 한국 만화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기에 이르고 있다.
한마디로 평론가 박인하는
대한민국의 빈약한 만화토대에서 자란 싹을
고이 기를 줄 아는 사람이다.
<누가 캔디를 모함했나> 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에도
박인하의 애정과 관심은 따뜻하게 묻어난다.
다만 이 책은 2009년 박인하의 글이 아닌
2000년 박인하의 글인만큼
조금 서툴고 뭉퉁한 부분도 꽤 많이 보인다.
저자 스스로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얼치기 평론가의 모습도 제법 엿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시대의 순정만화를
조명하겠다는 일념만으로 덤벼든 그의 용기와 애정이 아닐까.
또한 ‘순정만화’ 가 단순히 여성들의 사랑타령이 아니라
이시대 여성들의 특징적인 메타포임을 읽어내려 한
그의 새로운 시각과 함께 하는 재미도 놓치기엔 아까운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은
순정만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물론
우리나라 순정만화사의 통찰과 함께
새로운 감수성을 구축하려한 작가들의 평까지 담아내고 있다.
다 읽고나면 무언가를 꼭 하게끔 만드는 책들이 있다.
어디론가 무조건 떠나기, 옛 친구 만나기, 술 마시기 등등,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났을 때 떠오른 생각은 딱 하나,
‘우리동네 만화방에 가보자’ 였다.
그때는 가지 못했는데, 오늘은 어떨까.
늦은 밤인데, 너무 늦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박인하,
순정만화,
누가캔디를모함했나,
화제작,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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