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2월 19일 오후 5시 
김수환 추기경을 모신 삼나무 관의 뚜껑은 덮였다. 

남녀노소, 종교와 비종교를 떠나 계속됐던 추모열기

그리고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이 없어라’.
김수환 추기경의 묘비에 새겨진 문구, 

자신만의 방식으로 분열과 갈등의 세상을 치유하려 애썼던 김수환 추기경,   
그렇게 그는 떠났다. 

그러나 그는 많은 것을 남기고 떠났다. 
장기기증 행렬의 확산, 
입양확산,
빈자를 위해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랑의 전파,
사회통합을 위한 고민의 나눔, 

이 책 역시 
그가 평소 생각하고 있던 
가치들을 담고 있다. 

처음 책이 나온 것이 
1999년으로 되어 있으니 
지금으로부터 십년전 여전한 사랑과 고민으로 삶을 일구던 
추기경의 모습을 다시 확인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숱한 성직자들중에서도 
가감없는 자기고백으로 유명했던 그답게 
이 책에서도
역시 자신의 힘들었던 순간들과 선택의 고민은 그대로 드러난다. 
또한 평소 김수환 추기경이 삶, 이웃, 정체성, 용기, 용서, 죽음 등 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고, 실천해온 모든 것이 잘 설명돼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책 한권으로도 
김수환 추기경의 진면목을 살피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요즘 세상이 시끄럽다.
유독 혼탁하고 혼란스럽다. 
마땅히 싸워야 할 일은 싸워야 할 것이고, 
힘들어도 가야 할 길은 가야 한다. 
그래도 가끔은 
모든 것 내려둔 것처럼 추기경의 
고백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매번 싸울 수는 없기에, 우리의 생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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