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연속된 숫자는 
기대감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작가의 '자전거여행' 1권을 자못 설레이며 읽었던 터라 
2권에 대한 기대 역시 제법 컸던게 사실이다. 

다행히 그 기대는 그대로 보상받았다. 
아직도 작가의 자전거는 볼만한 곳을 많이 남겨두고 있었고, 
옮길 이야기도 많이 쌓여 있었다.

김포 전류리 포구,
고양 일산 신도시,
경의선 도로가 이어지는 파주,
남양만 갯벌,
경기만 등대,
가평 산골마을, 
수원 화성,
성남 모란시장,
눈치 채겠지만 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돌아다닌 그의 이번 자전거여행은 
전편에 비해 훨씬 더 세밀하고 
인간적이다. 
뭐랄까, 경탄과 감상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살내음이 물씬 풍기는 분위기라고나 할까. 

한강 최하류의 어장이라 불리는 
김포 전류리 포구에서 만난 어부 심씨를 만난 이야기가 그러한 것이다.
17세 때 뱃일을 시작해 50년 가까이 
전류리 포구에서만 배에 노를 저어 고기를 잡아왔으며 
지금도 물이 거친 날 새벽에는 
더 일찍 일어나 2.5톤 배를 끌고 강으로 나아가 그물을 던진다는 심씨,
그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이야기를 
아주 나지막한 소리로 들려주고 있다. 
그 이야기는 '당신은 어찌 살고 있수?' 라는 
물음이기도 하다. 

또하나 이 책을 읽으며 
결코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살길과 죽은 길은 포개져 있다'는 소제목이 따라붙은 남한산성 기행이다. 

우리는 이것을 통해 
병자호란 당시의 역사적 치욕을 그려낸 저자의 소설 '남한산성'과 
다시 한번 조우하게 된다. 

마치 축약된 소설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문장은 옴팡지며, 핵심은 간결하다.
 
어쩌면 그 부분이 작가 김훈이 이 책을 
통해 주고 싶었던 하이라이트에 해당되는 지도 모르겠다. 
'살길과 죽은 길은 포개져 있으니, 물러설 곳이 없다면 과감히 나가라 '는 
작가의 당부가 책을 덮은 지금도 귀에 울린다.

다행히 집을 서울에 두고 있으니 
주말에라도 버스비만 들이면 다녀올 수 있는 곳에 
남한산성이 있다.

다녀올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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