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실로 방대하다.

제목부터가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교양>이다.

풀이대로만 생각한다면

이 한 권에 세상을 살아가며 사람이 깨쳐야 할 모든 교양이 다 담겨있다는

저자의 자신감이 어느정도 발휘됐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저자는 함부르크 대학 영문학 교수를 지냈으며,

영국문화사와 샤일록 신드롬같은 책들을 펴낸 경력을 가지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저자보다는

세계적 베스트셀러라는 명성 때문에

선택했던 책인지라 저자에 대한 이력 역시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관심사가 됐다.

알려진 것처럼

저자는 지난 2004년 세상을 떠났다.

당시 기사를 참조해본다면

파킨슨씨병을 앓으면서도 집필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던 그는

돌로 된 거실 바닥에 쓰러진 채 여러 날을 일어나지 못해

결국 체온 저하로 사망했다고 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죽음치고는

쓸쓸함이 큰 죽음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이미 고인이 된 슈바니츠의 역작

‘교양’ 은 무려 767페이지에 이르는 두터운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5분간의 시간정도만 허락한다면

언제든 읽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크게 유럽의 역사와 능력으로 나눈 목차상의 분류와 상관없이

그저 손잡히는대로 몇페이지씩만 읽어도

얻어야 할 교양은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싱싱하게 잡혀지기 때문이다.

 

나같은 경우 아침나절에 잠시 짬을 내

아리스토텔레스의 인물평을 보다가

금새 연극 고도박사의 대본으로 옮겨갔다가 다시

또 싫증나면 성논쟁의 역사를 찾아 읽는 식으로

이 책을 무제한적이고도 무규칙적으로 읽어왔다.

 

그럼에도 살이 될 것은 살이 됐고,

뼈가 될 것은 뼈가 됐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다른 이들 역시 그러할 것이다.

교양, 디트리히슈바니츠, 사람이알아야할모든것, 인성기, 들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