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만큼 우리에게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는 흔치 않을 것이다.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

신령스런 느낌과 호기심,

삶과 죽음의 성찰,

영화 혹은 문학의 익숙한 소재로 쓰였던 탓일까,

미라는 지금껏 많은 이들의 마음에 자리를 잡아왔다.

 

사실 미라는 수천년간 내려온 시체 보존기술을

전수받은 이집트의 방부처리사들이 만든 산물이다.

어찌보면 ‘살아있는 것 처럼 보이는 시체’ 라고 불러도 무방할

미라에 사람들이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미라 자체가

글이나 기타 문명의 방법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인류의 발자취를 직접 들을 수 있는 매개체라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것일 것이다.

실제로 미라와 만나는 현대인들은

그 누구라 할지라도 고대와 직접 만난다는 흥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은 비록 지면으로나마

그같은 흥분의 장으로 독자들을 이끌고 간다.

다양한 신분의 미라 사진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미라 제작기술을 소개하고 증언하는 다양한 자료들을 제시함으로써

과학적 설명과 함께 그속에 담긴 심도깊은 철학적 사고까지도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실 이같은 점은

시공사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사견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종종 그런 불편을 잊고 시공디스커버리총서를 구입하게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 얇고 작은 책을 통해

잠시나마 고대 이집트인들과 만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 책의 의미는 충분하리라 본다.

 

이미 고대이집트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꼬여버린 오늘의 우리들이지만,

가끔은 옛 것이 전하는 묵언의

메시지가 통할 때도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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