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살다보면 가끔 나침반이 필요할 때가 있다.

평범한 일상이 계속될 것 같은 예감을 깨고 느닷없는 비극과 마주하게 될 때,

순조롭게 진행되던 일이 어느날 갑자기 와장창 소리를 내며 엉망으로 깨지고 말 때,

그래서 누군가에게 “왜 이렇게 된거지” 라며 묻고 싶어질 때,

바로 그럴때 대체 무엇이 일을 그르치게 한 것인지 알려줄 그런 나침반 말이다.

그렇다고 터무니없는 비참한 기분에다 잔뜩 겁까지 질려버린 영혼을 향해

“당신이 틀린거야, 당신이 틀린거라구, 그러니까 나처럼 살아야지” 라며

너무나 자신있게 떠드는 수다쟁이 나침반은 조금 부담스럽다.

물론 가까운 목소리로 직접 전하는 충고가 고마울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뜨거운 차한잔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서서히

다가오는 나침반이 좋을 듯 하다.

누가 보더라도

오프라 윈프리, 위대한 인생은

눈앞에 대고 고함을 치는 정열적인 책은 아니다.

오프라의 육성을 더 듣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는

그리 반갑지 않을 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끔 어떤 사람이 던진 말보다

그말에 담긴 배경이 더 궁금했던 적이 있는 이들이라면

또한 다행히도 그들에게 오프라를 동경했던 기억까지 함께하고 있다면

다른 모든 일을 미뤄두고 기꺼이 손에 잡아볼만한 책이다.

사실 오프라 윈프리, 위대한 인생은

베스트셀러목록에 오르는 대부분의 자서전류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미덕,

바로 눈물과 감동의 에피소드를 잘 버무려

당장이라도 눈시울을 붉어지게 만드는 그 말랑말랑한 감격의 양념이 빠져있다.

대신 조금 딱딱한 보고서투의 말투와

객관적 이론에 근거한 추정과 비교가 책 곳곳에 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놀랍게도

결코 가깝지도 또한 결코 멀지도 않은

어찌보면 서로가 서로를 지켜보기 딱 졿을만큼의 거리에

오프라를 세워놓는데 성공하고 있다.

물론 쉼없는 눈물과 감동의 도가니에 빠진채 책을 읽고 싶어하거나

혹은 오프라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이들에게는

이책과의 만남이 그리 즐겁지 않은 독서경험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일은

거침없는 한방이 아니라 오랜 심사숙고를 통해 가능한 것이라 믿는 이들에게는

이 책이 혼돈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희망, 사랑, 도전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나침반이 될 것 이다.

또한 사는 것이 두렵거나 지칠때

때론 아무한테도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때

그래서 정말 신중하고도 진지한 조언이 필요할 때

이 책을 읽어도 좋을 것이다.

사실 오프라를 다룬 책들은 적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 장터가 열리는 날 공터에서

온갖 눈요기꺼리와 현란한 화술을 무기로

쉽게 박수를 얻어내고 터무니없는 가걱으로 약을 팔던

떠돌이 약장수를 닮아있는 책들이 많다.

이 책은 오프라의 진정성을 가장 잘 담고 있으면서도

화려한 말잔치가 아닌 진솔한 서술이라는 점에서

그책들과 뚜렷이 구분된다.

다만 한번 읽기 보다는

두 번, 두 번보다는 세 번을 읽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을때 비로서 오프라가 말을 걸어올 것이다.

절망하는 당신에게 힘내라고.

또한 오프라가 길을 알려줄 것이다. 당신이 지금 가려는 쪽이 맞다고.

오프라윈프리, 위대한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