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남자와 살고 있다.

친구 중에도 유달리 b형들이 많다.

살면서 나랑 참 안맞는 친구들이라고 결론 내리고 보면 어김없이 b형이었다.

(세상의 모든 b형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니 오해는 말길....)

그래서 결론을 내렸다.

b형과는 사귀지 말아야지.

그런데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금의 남편은 b형이다.

그런데 결혼할 때까지 몰랐다.

모든 b형이 나와 안 맞는 건 아니구나...

그렇게 희망을 가졌는데 아뿔싸...

아이를 낳고 보니 b형이고 지금껏 아이와 실갱이를 벌이며 살고 있다.ㅜ

 

'스카이' 에서 출판된 'b형 남자 취급설명서' 라는 책을 발견했다.

저자는 일본인.

일본에서는 b형이 태어나면 어떻게든 무리에 섞이고 조용히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그런 모습의 일환이기도 하겠거니와 동양의 정서에 b형의 정서가 조금은 튀는 건 사실이니...

 

신랑과 아이를 위해 그리고 조금 더 평온한 가정을 위해.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간 사회생활을 위해 책을 선택했다.

어떤 내용일지...기대된다.

 

저자는 b형 남자가 정직하고 순수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고집쟁이라고 그러나 자꾸만 눈길이 가는 최고의 매력남이라고 한다.

내가 느끼기에 b형 남자는 자신의 세계가 많은..그러면서 그 세계로 타인을 끌고 가려고 하는 사람이었다.

고집도 무지 세지만 끈질긴 인내심으로 타인을 굴복시키고 마는 사람이었다.

성질급한 나로서는 불같이 화를 내다가 결국은 b형의 뜻대로 하고 만적이 대부분이다.

 

b형이 어떤 사람들일까?

과연 나의 생각이 맞을까?

저자는 책에서 b형이 어떤 존재인지 파악해준다.

그리고 b형 남자를 대하는 방법과 취급법 그리고 취급 마스터 검정 시험을 치르게 해준다.

 

b형은 긍정적이다.

때로는 그 긍정이 너무하다 싶을때도 있다.

그래서 왕이라고 칭한다.

맞는 말이다.

b형은 왕이다. 정직하고 순수하고 서툴며 겉과 속이 한결같고 자신의 미학과 일치하는 길을 꼿꼿이 걸어가는 진정 순수함의 결정체인 왕인 것이다.

 

그런 b형 들을 대하는 방법은 어떻게 해야할까?

한 장 한 장 읽어가며 궁금해졌다.

b형을 대할 때 최소한의 예의와 일반 상식에 합당한 태도를 지니고 그의 결정에 순종적이어야 한다고 한다.

아주 답답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방법은 있다.

적극적이지 않게 칭찬하고 잘 유도해야 한다고..

읽어나가며 피곤함이 느껴졌다.

완전 아이 다루듯이 해야 하는구나.

그러면서도 아이다루듯 한다는 걸 느끼지 못하게 해야한다니..

 

b형 남자 취급 마스터 검정 시험 문제는 책의 맨 마지막에 나와있다.

난 책을 펴들고 가장 먼저 시험을 풀었었다.

결과는 참패..

그래서 난 아이와 이렇게 씨름하며 살고 있나?

그간 많은 b형들과 트러블이 있었나?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가며 공감했다.

 

b형을 다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책의 도움을 받더라도 결코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는 않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기 위해 하나씩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