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안녕하세요' 라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고민의 내용이 비슷비슷 사람의 사는 모습이 비슷비슷하구나 느끼면서도 고민을 하는 당사자에게는 정말 심각하게 느껴지는 구나 하는 점도 생각하게 된다.

 

'안녕하세요'라는 프로그램에 딸이 나와 아빠가 너무 장난을 친다고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이 있었다.

아빠는 딸이 귀엽고 당하는 딸은 아빠가 이해가 안된단다.

고민에 대해 많은 공감한 사람들은 77명 정도였다.

최고로 많은 공감을 얻는 고민이 130여 명 정도이니 많은 사람이 공감해 준 것이긴 하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왠지 모를 서글픔이 느껴졌다.

내 아버지와 나는 그렇게 장난을 주고받을 만큼 다정한가?

나라도 아빠가 그렇게 장난치면 싫을 거 같긴 하다.

 

내 아버지는 참으로 점잖으신 분이다.

그렇다보니 자식들과 많은 대화를 하는 것도 그렇다고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다.

아니 어쩌면 커가면서 아빠의 다정함 보다는 친구들 쪽으로 시간을 많이 할애한 내 잘못이 클 것이다.

 

'흐름출판'의 '아빠에게 말을 걸다' 라는 책을 보았다.

내 나이 이제 40을 바라보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아빠에게 말을 걸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간절함이 이 책을 읽어나가게 했다.

 

 

 

 

저자는 신현림. 꽤 유명한 작가이다.

그런데 난 이 작가의 책을 거의 읽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책을 읽어 나가며 비슷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 늦기 전에 좋은 딸이 되고 싶었다는 작가의 프롤로그가 가슴을 아리게 한다.

아빠가 곁에 있으면 언제나 안심이라는...

나도 어렸을 때는 그랬을 것이다. 아마도.

 

직업정신이 투철한 택시기사를 만났다는 작가의 글에 허를 찔린 거 같았다.

내 아버지의 택시 안에도 찌든 냄새가 날까?

아로마 향을 챙겨드리지 못한 불효가 마음을 저리게 한다.

 

문틈에 끼여 사는 아빠.

내 아버지께 나는 이런 느낌을 주진 않았을까?

아들이 없는 집이다보니 아빠는 어디서도 마음을 드러내기 쉽지 않으셨을 거다.

아빠를 이해받지 못했고 이해받기를 바라지도 않으셨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자식된 도리로 아빠의 공간을 만들어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빠에게 새로운 세상...인터넷과 컴퓨터, 그리고 속속 변하는 디지털 기기를 설명해 드려야겠다.

함께 여행을 가야겠다.

먼 곳이 아니더라도 공원이나 박물관 등등...

그리고 아빠와 대화를 나누어야겠다.

아주 쑥스럽고 어색하지만...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사랑한다고 말해야겠다.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

오랫만의 전화에 아빠는 엄마를 바꿔주시겠단다.

아니라고..아빠 건강하신지 식사는 하셨는지 물었다.

그렇다고 우리 안부를 걱정하신다.

가을이니 함께 여행이라도 가자고 하니 놀라신다.

여행을 가게 되면 아빠에게 더 많이 말걸고 사랑한다고 말해야겠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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