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이 된 지수가 가장 잘 가지고 노는 장난감은 책이다.

언니를 키울 때는 발달 단계에 맞는 장난감이나 관심을 보이는 장난감을 다 사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밖에서는 너무 잘 가지고 놀다가도 집으로 가지고 오면 그대로 전시품이 되고 말았던 기억..

그래서 잠시 놀다가 무용지물이 되는 장난감은 자제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언니가 읽던 책들을 가지고 놀게 된 지수...

장난감은 거의 다 처분했지만 부피가 덜 나가는 책은 거의 소장하고 있기에 지수의 훌륭한 장난감이 되어주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새로운 책들이 속속 출판되고 있으니...

자꾸만 엄마의 레이다에 새로운 책들이 들어온다.

 

이번에 선택한 책은 '바우솔' 에서 출판된 '구름' 이라는 책이다.

시와 그림의 절묘한 조화..

책은 공광규 시인의 시로 이루어져 있다.

 

지수에게 차분한 색감의 그림과 짤막한 시가 어떤 감흥을 줄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평소에도 지수에게 구름을 자주 보여준다.

하늘 산,,,나무,,,구름...

이렇게 알려주면 손짓을 하곤 한다.

알아듣는 걸까????

 

지수를 무릎에 안고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밤하늘의 구름은 어두운 화면이다.

지수는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쥐를 만들었다가 소를 만들었다가 하는 부분에서 관심을 보인다.

평소 친가에 가면 소를 가장 좋아하는 지수는 소 이야기만 나오면 "음머" 하면서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밤하늘의 소를 구분하긴 쉽지 않다.

호랑이도 구분이 쉽진 않다.

 

토끼는 너무 잘 보인다.

지수도 덩달아 좋아한다.

"그래 토끼야..깡총깡총 뛰어다니는 토끼야..."

깡총 흉내를 내주니 지수는 까르르 웃는다.

 

손 모양으로 무엇이든 만들어 그림자로 보여주는 예술이 생각났다..

안타깝게도 할수는 없지만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여우를 만들어 보았다.

하지만 그림자가 선명하지 않은 낮이어서 그런지 지수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번에는 흐린 날이라 더욱 진한 밖의 구름을 보여준다.

그러자 지수는 손을 들어 구름을 손짓하며 반가워한다.

"그래 지수야..저 밖의 구름은 지수의 웃는 얼굴을 닮은 거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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