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란 곳은 도시였다. 그래도 주변에 천이 많고 연못도 곳곳에 있어서 곤충들을 많이 보면서 자랐다.

정확히 해충인가......

 

그런데 요즘은 아파트가 들어서고 삭막한 분위기 속에서 인공 연못 등은 보이지만 그닥 서식하는 곤충들이 많지 않다. 주민들의 민원을 받아 개구리라던가 벌레 등이 시끄럽지 않게 관리하기 때문에..

다행히 우리 집은 안양천과 도림천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가끔 시간을 내서 산책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관리를 너무 해서 그런지 생물들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루살이 날벌레 등은 잘 보이는데 메뚜기 등의 곤충은 발견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생물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이런 안타까움을 책으로나마 해결하고자 찾던 중 '진선아이'의 '연못에 사는 생물들'을 발견했다.

정사각의 책인데 보고 느끼는 도감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물자라의 새끼 키우기가 주제인 책이다.

 

지은이는 요시타니 아키노리

일본 야마구치 현에서 태어났고 동경농업대학에서 곤충학을 공부했다. 곤충 전문 삽화가이며 휴일이나 여름방학에는 어린이들과 곤충, 들새 등을 관찰하는 모임을 하고 있다.

현재는 갖가지 곤충의 몸무게를 측정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과학의 친구 시리즈 작품으로는 요람을 만다는 작은 벌레-밤바구미,호리병벌, 똥을 먹는 벌레 꽁지벌레, 잠자리, 소금쟁이, 냄새가 고약한 벌레 노린재 등이 있다.

 

물자라의 새끼 키우기...어떤 내용일지 함께 보자 지인아~~

 

 

 

책은 시골의 여름을 그리고 있다.

푸르디 푸른 시골의 여름..

바람 한 점 없이 풀숲이 내뿜은 열기가 후끈해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덥다 해도 도심의 열기 보다는 시원하지 않을까? 라고 물으니 지인이는

"엄마 시골 할머니 댁에 가니까 들판에 그늘도 없고 정말 덥잖아요. 여긴 그늘도 많은데 시골이 더운 거 같아요."라고 한다. 말을 듣고 보니 그런 듯 하기도 하다.

 

시골 길의 논두렁을 걷다 보면 논 앞쪽에 저수지가 있다.

가만 웅크려 보면 잔물결이 일어난다.

주인공은 송사리...헤엄쳐 노는 모습이 송사리 학교 같다.

송사리 말고도 움직이는 것들은...송장헤엄치개...배를 위로 향하고 물속을 헤엄친다.

"엄마 송장헤엄치개는 배영을 하네요. 하하~~"하며 지인이가 웃는다.ㅋ

그러게 곤충마다 특성이 다 다르네 싶다.

소금쟁이는 수면을 발로 차며 헤엄친다고 한다.

"엄마 소금쟁이는 평영을 하는 거 아닐까요?"이제 지인이는 아는 영법을 다 말하기 시작한다. ㅋ

 

물 속을 들여다보니 많은 생물이 있다.

소금쟁이,송사리,송장헤엄치게,참개구리,묵은실잠자리 애벌레는 물 위쪽에...

장구애비,왕잠자리 애벌레,게아재비, 물자라,우렁이 등은 물 속에 있다.

정말 많은 생물이 사는 구나..잘 보이지 않아서 못 보았지만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고 있었구나 싶어진다.

 

물자라는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올라와서 배 끝의 숨관으로 숨을 쉰다.

그런데 등에 뭔가가..바로 알이다.

암컷이 물자라 수컷 등에 알을 하나씩 낳는다.

짝짓기를 마치면 알을 하나씩,,,이렇게 물자라 등은 알로 빼곡히 찬다.

조금 징그럽다..으으으..

수면으로 올라와서 알을 숨쉬게 한다. 알을 안전하게 돌보는 아빠의 마음이랄까..

함께 책을 읽는 아빠의 손을 꼬옥 붙잡는 지인이..아빠의 따듯함에 고마운 마음이 느껴졌나보다.

수면 위에서 태어난 애벌레들은 물 속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바로 헤엄치며 스스로 살아간다.

알껍질은 저절로 떨어져 가라앉는다.

허물벗기를 여러번 한 물자라는 어른벌레가 되어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다.

 

책에는 물자라의 실제크기가 나와 있다.

지인이는 입을 딱 벌린다.

다음에 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논두렁에서 꼭 물자라를 찾고 말겠다고 결의를 다진다.

 

가을 그리고 겨울이 되면 연못의 생물들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겨울을 보내고 봄이 오면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자연은 해마다 거르지 않고 같은 일을 되풀이 한다.

그것이 바로 자연의 신비가 아닐까?

 

자연의 모습을 들여다 본 지인이는 물자라가 알을 낳을 때는 징그럽지만 아빠의 사랑이 너무 고맙다고 한다.

그리고 독후 활동으로 물자라를 그린다.

알을 낳기 전의 자유로운 물자라를....

 

 

또니또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