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나 고려등의 시대보다는 조선시대의 역사가 아직까지 우리 문화속에 많이 자리하고 있는 듯 하다.

그중에서 가장 밀접하고 그러면서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조선의 문화와 역사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진 글밥이 적은 그림 책을 주로 읽었지만 요즘은 글밥이 적은 책들에도 관심이 많아진 지인이는 우리 나라의 역사책을 만화로 구성한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다.

만화로 구성된 책이 재미를 주긴 하지만 텍스트가 많은 책은 나름의 깊이가 있고 생각을 넓혀 주기에 조선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책을 찾아보았다.

 

'아름다운 사람들'에서 출판된 '공부가 되는 조선왕조실록'은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소 '아름다운사람들'에서 출판된 책을 자주 읽는 편인데 어렵지 않게 구성하고 깊이가 있어 아이도 좋아한다.

 

공부가 되는 조선왕조실록은 사실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조선 왕조 500년의 역사 속 스물일곱 임금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우리 역사 중 가장 우리와 가까운 조상들의 이야기라 더욱 궁금하고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그 임금들이 다스리던 시대의 백성들과 조선은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역사와 나는 뗄레야 뗄 수가 없다. 내 피, 내 정신 속에 녹아 있는 역사의식을 배우고 자신이 누구인지 또 어떻게 지금 여기에 있는지, 미래의 역사에 나는 어떻게 존재할지, 그 뿌리와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역사를 안다는 것은 단순히 사실 관계를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일어난 배경과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는 필연적 이유를 알게 된다. 따라서 사고와 판단력을 키워줄 수 있다.

 

글을 쓴 곳은 글공작소, 어린이 책 전문 창작 모임이다.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글을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연구, 집필하고 있다.

 

 

 

역사를 안다는 것은 과거를 알고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역사는 과거의 기록인 동시에 미래의 나침판이라고 하는데 나의 뿌리를 알고 내가 서 있는 현재 위치를 확인하면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 2권에서는 1권에 이어 지혜로웠으나 서자라는 이유로 힘들게 임금의 자리에 오른 그러나 정통성 문제로 고생하다 인조반정당한 실리주의자 였던 광해군,

광해군을 용서할 수 없었던 그러나 힘없는 임금이었던 수난과 굴욕의 임금인 인조,

청나라에 복수를 꿈꾸었으나 못다핀 북벌 계획을 세운 효종,

청나라에서 태어나 여절에 관한 논란에 지쳐버린 현종,

타고난 임금이었던 왕권을 강화하고 안정시킨 숙종,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본, 소론의 복수극으로 짧은 권세를 누린 경종,

자신을 낮추려 애썼으나 아들을 죽인 조선 최고의 장수 임금이었던 영조,

죽음의 공포에 떨어야 했던 그러나 학문으로 조선의 르네상스를 만든 정조,

정조의 사랑을 받았으나 세도 정치속에서 뜻은 있지만 힘은 없었던 임금 순조,

여덟 살에 임금이 되어 삼정 문란으로 고생한 여덟 살의 코흘리개 임금 헌종,

어느 날 갑자기 왕이 된 일자무식 나무꾼 철종,

아버지의 힘으로 임금이 되었으나 조선 말기의 각종 개혁 속에서 좌지우지한 고종,

일본의 손에 마지막 황제가 된 힘없는 망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 이야기가 나온다.

 

조선의 왕이 많고 역사가 길어 나조차도 왕들의 일대기를 다 읽어 본 적이 없다.

지인이와 함께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있으려니 평소 너무 어렵게만 생각해 잘 알려진 몇 몇 임금만 알고 있었던 사실이 부끄러워졌다.

역사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었는데 이렇게 왕들로 기록된 실록을 보고 있으려니 역사는 인과관계가 있구나 하는 것이 느껴졌다. 역사의 체계가 잡혔다고 할까?

 

지인이는 예전에 보았던 드라마에서 환향녀라는 말을 들을 기억이 나는지 인조대에서 환향녀에 대한 설명이 나오자 기뻐했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힘없는 백성으로서 이런 일을 당한다는 게 슬픈지 눈물을 글썽였다.

또한 희빈 장씨가 사약을 드는 부분에서 사람을 죽이는 것이 나쁘다고 말한다.

역사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치 싸움으로 죽음에 내몰렸는지...엄마인 나조차도 숙연해진다.

 

오페라 명성황후로 인해 명성황후를 알고 있는 지인이는 고종의 부인으로 후에 잔인하게 살해 된 내용을 읽으며 무서워했다. 역사 속에서 죽고 죽이는 일이 많은게 무섭다고 절대로 황후가 되고 싶지 않고 공주조차도 되고 싶지 않다고 한다.

사실 이런 일만 일어나지는 않지만 왠지 조선의 역사 속에서는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많기는 하다.

공주를 좋아하던 지인이가 설레설레 할 지경이니 조선의 역사 속 왕들은 꼭 행복하지만은 않은 듯 하다.

 

책을 읽고 난 지인이는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정치를 편 숙종에게 상장을 주고 싶다며 독후 활동집 중 상장 주기를 골라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나라를 잘 다스린 훌륭한 왕이었기에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라고 썼다.

지인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조선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지인이는 아직 큰 흐름을 보기에 어리긴 하지만 앞으로도 여러 번 읽으며 왕들의 이야기와 역사 속의 일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될 거라 생각한다.

 

 

또니또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