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 등 최근까지도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재해석 되고 있는 이순신의 모습은 대부분 무관으로서의 강직함과 나라에 대한 충성, 뛰어난 용병술에 국한되어 있다. <이순신 수국 프로젝트 - 경제를 일으켜 조선을 구하다>는 여기에서 벗어나 그의 경제 정책과 위기관리 리더십 등 관료, 행정가, 리더로서의 모습에 포커스를 맞춘 책이다. 

 

 

이순신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되었을 때 조정의 지원은 사실상 전무해서 병사를 모으고 먹이고 입히는 것을 포함해, 함대와 무기를 만드는 전쟁 수행의 모든 과정을 스스로 처리해야 했다. 문과 낙방을 여러 번 거듭한 끝에 무과에 응시하여 32살에 급제한 '선비형 무장'답게 그는 일본과의 전쟁에 있어 장기적인 물자 수급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한산도를 중심으로 둔전책, 수산물 조달, 무역 재개, 공업 생산력 확충 등 다양한 경제 정책을 실시했다. 나라에서 물자를 주지 않으면 백성들로부터 빼앗아 군량미와 병장기를 조달하는 것이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동양군대의 전통이었지만, 이순신은 조정의 도움 없이도 완벽한 자급자족 체제를 만들어 대처하였다. 

 

전쟁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로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는가 하는 내용도 나온다.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이순신은 전쟁에서 이기겠다는 일념 하나로 최선을 다했고, 지도자로서 자신의 감정을 쉬이 드러내거나 비겁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자신만을 믿고 따르는 병졸들과 백성들을 아끼며 묵묵히 전쟁을 치렀다. 죽음마저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저자는 책에서 여러 근거를 들어 이순신의 죽음이 조정의 견제에서 비롯된 타살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무엇이 진실이든 간에 그가 편안히 눈 감지는 못했으리라는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