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메커니즘> 은 '일반이론' 으로 더 잘 알려진 케인즈의 명저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일본의 경제학자인 오노 요시야스가 해석한 책이다. 책은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케인즈 경제학의 기본 구조를 설명하고, 2장과 3장에서는 케인즈의 일반이론을 해석하며, 4장과 5장은 경제정책 및 불황이론에 주는 시사점을 정리한다. 각 장마다 경제학적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거시경제학과 화폐금융론 등 경제학 이론서와 병행하여 공부한다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케인즈의 주장에서 정치적 해석의 여지를 제하고 이론의 적부에만 집중하여 서술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케인즈는 유효수요라는 개념을 사용해 정부의 공공지출 증대의 중요성을 밝혀 대공황 시절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에 큰 영향을 끼쳤다. 주류 경제학적 사고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는 분배를 중시하는, 일종의 진보주의적인 주장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케인즈 자신은 철저히 효율성을 중시하는, 주류 경제학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에서 위와 같은 내용을 주장했다고 한다. 그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력 감축은 불황 타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노동수요를 줄이면 임금이 낮아지고, 임금이 낮아져 소비가 줄면 총수요가 줄어서 불황이 더욱 심각해질 뿐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잉여노동력을 활용해 소비가 늘고 총수요가 늘어나면 공급이 다시 늘어나 경제가 활성화된다.

 

이 책은 일본 학자가 쓴 만큼 일본의 사례가 주로 등장하지만 한국의 상황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고이즈미 총리의 친기업 정책, 민영화, 잡 셰어링(Job-sharing) 등은 한국인의 눈에도 그리 낯설지 않다. 특히 저자는 일본의 높은 저축율을 강도높게 비판한다. 한국도 한때는 저축율이 높은 나라였지만, 요즘은 저축보다 투자(혹은 투기)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 저축이든 수익 자산의 보유든 똑같이 소비와 대비되는 개념이라는 점에서 저자의 주장을 간과하기 어렵다.   

불황의메커니즘, 오노요시야스